MADEMOISELLE 며칠 전 내린 눈으로 세상은 온통 두터운 하얀 고요에 잠겨있고 아침에 눈 비비고 일어나 커피를 올린 후 주방의 작은 창문을 살며시 열면 밖에서 불어오는 차가운 겨울 바람에 도시의 고독하고 쓸쓸한 우수가 가슴 한가득 밀려드는데에도 어째선가 추억의 포근함이 남아있어 아.. 소소한 일상-Daily/일상-생각-잡담 2012.01.21
상실 처음으로 손에 헬륨 풍선을 쥐었을 때는 분명 기뻤지만 가만히 놔두면 하늘로 날아갈 거라서 불안했다. 잠깐 한눈을 판 사이 손에서 힘이 풀려 풍선은 날아갔다. 아차, 할 새도 없이 멀리 멀리 하늘로 올라갔다. 내 키가 조금만 더 컸으면 금방 잡을 수 있었을텐데, 내가 좀 더 높이.. 소소한 일상-Daily/일상-생각-잡담 2012.01.19
2011년 마지막 날 - 지독히 시니컬함. 앞으로 이 생각이 바뀔지는 잘 모르겠지만, 몇 년간 바뀌지 않은 것으로 보아 앞으로도 당분간은 지배적일 것 같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난 직장생활이 싫다. 싫은 이유는 수도없이 많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고역을 일주일에 다섯번이나 감내해야 하고 별로 맞지 않는 사람.. 소소한 일상-Daily/일상-생각-잡담 2011.12.31
교각살우 된통 아프고 나서야 건강에 자만했음을 안다. 스스로에게 너, 이 정도도 못해? 하는 능력미달을 무시한 높은 기대치와 타인에게 너, 이 정도도 못 해줘? 하는 편협한 마음에서 우러난 관용의 결여가 결국 나를 괴롭히는 족쇄로 다가옴을, 늘 당하고 나서야 후회한다. 그럴 땐, 좋은 .. 소소한 일상-Daily/일상-생각-잡담 2011.12.17
망중한忙中閑 맥심 모카골드 한봉지에 3.5온스의 뜨거운 물 에멘탈 치즈가 들어갔다는 오뜨 프로마주 하나 ABC를 슬금 따라한 홈플러스 PB 초콜릿 한 개 땡땡이가 발각됐음을 사전에 감지할 수 있는 핸드폰 옆 사람에게 살짝 빌린 디지털 카메라 9월의 하늘 높은 어느 가을 오후 세 시 소소한 일상-Daily/일상-생각-잡담 2011.09.29
favorite-애니메이션 독서 경향이 조금 바뀌긴 했지만 내가 책과 친해지게 된 최초의 계기는 만화다. 본능적으로 활자보다 그림을 선호했다는 이 결정적인 증거 때문에 한동안 난 스스로가 스토리에 매료되는 편인지 그림에 매료되는 편인지 구분할 수 없었다. 더 정확히는 만화도 아니고 애니메이션이었다. 애니메이션은.. 소소한 일상-Daily/일상-생각-잡담 2011.09.24
갈택이어 竭澤而漁 비 오는 날이 좋긴 하지만 폭우는 예외다. 아침에 일어나서 무엇을 입고 나가야 할 지 한참 고민을 해야 하는 것도 이유 중 하난데, 치마를 입자니 활동 반경에 제약이 따를 것 같고 그렇다고 바지를 입자니 아랫단이 흠뻑 젖을 것을 각오해야 한다. 얼마 전 비가 억수로 쏟아지던 날 아침 청바지를 두 .. 소소한 일상-Daily/일상-생각-잡담 2011.07.30
격세지감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천안에서 인천까지 왕래 할 일이 있을 때에는 특별한 대중 교통 수단이라고는 없이 오직 버스 뿐이었다. 그런데 세상이 조금 좋아지다보니 수도권 만의 명물이라 생각했던 거미줄 같은 전철 노선이 자꾸 자꾸 내려가 충청남도 까지 점령했고, 이와 함께 선택의 여지가 생겼다. 전.. 소소한 일상-Daily/일상-생각-잡담 2011.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