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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이유 - 김영하

정말 오랜만에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거의 2~3년 만의 일이다. 그동안에도 간간하게 짧은 이야기들을 쓰긴 했지만, '이제 다시 슬슬 쓰는 사람으로 살아볼까?'하는 마음이 든 것은 정말 오랜만이다. 왜 그랬을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 동안 별로 읽지를 않았다. 무언가를 진득하게 읽을 수 없는 현실-아직 만 4년이 겨우 지난 아이를 키우면서 회사를 다니는 워킹맘-이 1차적 원인이고 그러다보니 문자적인 입력을 내 뇌에 하고 싶은 마음이 거의 들지 않았다. 읽는 게 없으니 쓰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 것도 당연했다. 한편으로는 그동안 '나라는 존재는 고난과 역경이 주어져야만 쓰는 사람인가'라는 자아성찰의 시간도 본의아니게 가질 수 있었는데 내가 내린 결론은, '어느 정도는 맞고 어느 정도는 틀리다'는 ..

파리에서 도시락을 파는 여자

오늘 소개할 책은 [파리에서 도시락을 파는 여자]입니다. ​ 이 책은 자수성가형 영국부자이자 켈리델리 창업자인 켈리 최 님이 쓴 책입니다. 사실 켈리 최 저자는 너무 유명해서 저는 모든 사람들이 이 사람을 다 알 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제 주변에 이 사람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아무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이 사람은 10여년 전, 프랑스 파리에서 사업실패로 빚10억을 지고 자살직전까지 갔다가, 재기에 성공하여 5년만에 영국 최고 부자 대열에 이른 사람입니다. ​ 아무것도 없었던 켈리 최 본인이 어떻게 해서 영국의 최고 부자 대열에 끼게 되었는지가 궁금하신 분들이라면 저자의 유튜브 채널을 보면 됩니다. 저자가 항상 하는 말들이 반복되어 영상으로 나옵니다. 시크릿을 60번 이상 봤다, 부정..

조셉 필라테스의 '필라테스 바이블'

오늘은 조셉 필라테스의 '필라테스 바이블'이라는 책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평소라면 이런 책은 별로 관심이 없었을 겁니다. 저는 필라테스보다는 요가를 선호하고, 필라테스가 그 창시자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는 건 알고 있지만 굳이 그 사람에 대해 더 파악해보 겠다는 마음도 들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최근 체력 향상 및 건강 도모의 필요성을 느끼고 필라테스를 등록하였는데, 그 센터에 이 책이 비치가 되어 있는 것이었습니다. 한 번 집중해서 읽어보고 싶기는 한데, 필라테스 센터에 가서는 운동을 하느라 책을 읽을 시간 같은 건 없으니 그냥 사서 읽어보기로 했습니다. 조셉 필라테스가 직접 지은 단 하나의 책이라고 하니 사서 읽어볼 가치는 있어보였습니다. 말 그대로 이 책은 필라테스 박사가 쓴 두 권의 책을 하나로 묶어..

부의 추월차선 & 언스크립티드 - 엠제이 드마코

안녕하세요. 오늘 소개해 드릴 책은 2011년(한국에서는 2013년)출간된 '부의 추월차선'의 후속작 '언스크립티드' 입니다. 이미 '부의 추월차선'은 많이들 알고 계십니다. 이 책은 저자 자비로 출판되었다가 입소문만으로 엄청난 베스트셀러가 된 책으로, 대중을 사로 잡은 주요 메시지는, 그 제목에서도 볼 수 있듯이 '부의 추월차선을 잘 타서 늙어서 부자가 되지 말고 젊어서 부자가 되라'는 겁니다. ​ 이미 눈치를 채셨겠지만, '부의 추월차선'이나 '언스크립티드'는 주 2일뿐인 주말의 자유시간을 위해 주5일 자유의지 없이 일하는 삶을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위한 책이 아닙니다. 회사에 철저히 '고용된 사람'으로서 정체성을 확보하고 그것에 만족하는 사람을 위한 책도 아닙니다. 이 책에서는 그런 삶을 각본..

요정출몰지역

"요정출몰지역에 가봐. 거기 애들 좋아해." "요정출몰지역?" 이름이 너무 독특해서 무언가 싶었는데 토끼 요정들이 출몰하는 먹이주기 카페로 컨셉을 잡고 이름을 아주 독특하게 잡았다는 그곳. ​ 근데 진입로도 독특해서 올림픽선수촌 아파트가 보이는 하남 외곽 주택가 및 공장 지역을 끼고 좁다란 길을 꼬불꼬불 지나가도 도저히 표지판이 보이지 않더란 말입니다. ​ 네비가 잘 못 알려줬는가 싶어 돌아가려하니 저 구석에 교회 건물이 있고 그 아래 1층에 요정출몰지역이 두둥, 나타났어요. 이런 곳에 있는 것도 신기한데 아침 오픈 시간인데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들어가서 요정들에게 먹이를 주고 있는것이 더 신기.ㅎㅎ 물고기 먹이는 돈을 받아요 수질관리 차원이라고..ㅋㅋ 내부는 조그맣게 카페처럼 테이블이 있..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

이 책의 제목에 눈길이 단박에 간 건 '기분에 휩쓸려 나의 태도가 별로인 걸' 하고 자주 느꼈기 때문이다. 기분이 항상 좋으면 별 문제가 없다. 내 태도도 항상 좋을테니까. 문제는 기분이 안 좋을 때다.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기분이 안 좋은데에도 아무렇지 않은 척 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생기는데, 이게 사실 나에게는 아직 쉽지 않다. 아무렇지 않은 척은 사실 어렵고, 적어도 주변 사람들에게 나의 기분을 표출해서 내 눈치를 보게 만드는 애송이 같은 행동은 하고 싶지 않았다. 뻔한 이야기 아닐까 싶어 몇 번을 망설이면서도 결국에 구입을 한 건, 뻔한 이야기더라도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는 여러가지 방법에 대해 이 책의 저자는 어떤 식으로 접근했는지도 상당히 궁금했던 거다. 적어도 이 사람은 기분이 태도가 되지 ..

내 작은 서재

엄마가 이사를 간다. 내 유년기 청년기를 거친 흔적도 이제 대폭 축소 된다. 그나마 건지기로 한 건 역시 책. 미니멀하게 살고 싶어 중고로 팔까도 생각해봤으나 역시 가지고 있기로 했다. 모처럼 책을 한 권 한 권 쓸어 보는데 나라는 사람의 정신을 이룬 흔적이 또 이만큼 적나라한 것이 있을까 싶다. 역시 가지고 오길 잘했다.

첫 놀이동산

싱가포르에 있는 유니버셜 스튜디오에 갔을 땐 거기 날씨답게 엄청 습하고 비가 오락가락했지만, 그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원래 테마파크라는 곳이 환상의 이미지를 심어주니까 싫어할 사람이야 있겠느냐마는 그래도 그 분위기를 먼저 기억하는 이유는 내가 영화보다도 애니메이션을 훨씬 좋아하기 때문일 거다. 마다가스카르 OST가 흥겹게 들려오고 여기저기 캐릭터들이 진짜처럼 서 있는데, 애니메니션의 한가운데로 폭 빠진 것 같은 착각. I like to move it, move it이 들려올 때마다 고개가 앞뒤로 흔들거리며 없던 흥마저 솟아올랐다. 나중에 아기가 생기면 꼭 같이 와봐야겠다는 생각을 그곳에서 처음 어렴풋이 했다. 그러다가 좀 더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운 건 역시 아기가 태어나고부터다. 아직 돌도 안 된 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