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일암 소녀는 세상이 그리 재미있지 않았다. 되고 싶은 건 많았는데 될 수 있는 게 없었고 하고 싶은 건 많았지만 전부 막연하여 뭘 진짜 원하는지도 몰랐다. 매일매일 하루하루 연명하는 게 하도 지겹고 지루해서 훌쩍 떠나기로 했다. 아무 계획도 없이 아무 생각도 없이 무작정 지금 당장 이 .. 여행Traveling-Korea/전라도Jeolla 2012.05.22
강진 두충나무 숲 속 산책 길 땅끝 마을 강진 다산 초당 가는 어귀 길쭉하고 단단하고 하얗고 늘씬한 두충나무 우거진 숲 속 산책 길. 여행Traveling-Korea/전라도Jeolla 2011.06.30
보길도-일주 -햇살이 너무 강렬해. -양산은 없고, 우산은 있어. 검은 거. -그거라도 쓰자. 안 쓰는 것보단 낫겠지. 여기가 낙서재 주차장인가? -그런가본데. -산 능선이 뭐랄까, 좀 특이하지 않아? -으음. -이불폭으로 뒤덮인 것 같은데, 내 눈엔. -그러게. 여기서 보니까 섬이라는 느낌이 안 들어. -여기가 곡수당이래. -.. 여행Traveling-Korea/전라도Jeolla 2011.06.16
보길도-고산 윤선도 원림 -이번에 보길도 다녀왔어. -오오. -좋더라. 너도 꼭 가봐. -나는 벌써 세번이나 다녀왔지. -에이, 난 또 나만 갔다온 줄 알고 좋아했네. -옛날에 답사 몇 번 갔었어. -그거 뭐지, 세연정, 진짜 몇 백년 된 것 같은 정자 말이야. 운치있고 좋던데. -보고 왔구나. 근데 그거 사실 몇 백 년 된 건 아니야. -그래? .. 여행Traveling-Korea/전라도Jeolla 2011.06.13
해남, 땅끝. "사실 해남은 내게 있어 조금 특별하지." "왜?" "일전에, 그러니까 약 7년 전 쯤에 내가 남도 일주를 한 적이 있다고 말했었나?" "음, 한 것 같기도 하고." "그때는 학생이라 돈이 없었거든. 그런데 여행을 미친듯 가고싶은 거야. 그래서 밤기차를 타고 여수로 내려갔었지. 새벽에 떨어져서 잘 곳도 없고 근.. 여행Traveling-Korea/전라도Jeolla 2011.06.12
완도-장보고 유적지 남북국 시대, 통일신라 말기에 노비로 태어난 장궁복은 골품제도의 벽에 부딪혀 이 땅에서 출세할 수 없음을 알고 당나라로 건너갔다. 거기서 무예를 인정받아 벼슬을 얻었는데 당나라로 건너온 신라인들이 노예로 매수되는 것을 보고 안되겠다 싶어 귀국, 왕에게 찾아가 지금의 완도에 청해진을 지.. 여행Traveling-Korea/전라도Jeolla 2011.06.09
완도-완도타워 -모처럼 남도에 내려왔는데, 어디를 가면 좋을까? -갈 데는 많지. 해남, 강진, 보성, 장흥, 고흥, 여수.. -너는 어떻게 가보고 싶어? -나? 나는 일단, 7년 전 남도 일주를 했던 해남 땅끝마을에 가서 눈도장을 찍고, 강진으로 넘어와 해태식당에서 근사한 한정식을 먹고, 보성 녹차밭에 가서 사진 멋지게 찍.. 여행Traveling-Korea/전라도Jeolla 2011.06.07
목포에서 아침을 -목포는 역시 멀지? -응 멀어. -올래? -글쎄, 어떻게 할까. -아니야 오지마. -역시 머니까. -그렇게 먼가? -아닌가? -딱히 갈데도 없으면 와도 되잖아. -그런가. -어디 가고픈 데라도 있는거야? -그건 아니지만. -그럼 와. -그럴까. -내키지 않는구나. -아니야. 우유부단함의 극치를 달리는 사람들의 대화. -여.. 여행Traveling-Korea/전라도Jeolla 2011.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