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너무 강렬해.
-양산은 없고, 우산은 있어. 검은 거.
-그거라도 쓰자. 안 쓰는 것보단 낫겠지. 여기가 낙서재 주차장인가?
-그런가본데.
-산 능선이 뭐랄까, 좀 특이하지 않아?
-으음.
-이불폭으로 뒤덮인 것 같은데, 내 눈엔.
-그러게. 여기서 보니까 섬이라는 느낌이 안 들어.
-여기가 곡수당이래.
-윤선도가 살았던 곳이야?
-아니야. 윤선도는 낙서재에서 지냈어.
-그럼 여기는 뭐지?
-'환상의 섬 보길도' 가이드에는 그 아들 학관이 휴식공간으로 조성했대.
-보길도는 환상의 섬이었군.
-완도는 건강의 섬이었어.
-수식어가 참..
-근데 그거 알아?
-뭘?
-보길도는 완도군에 속해. 보길면이지.
-오오. 우리는 다시 완도로 돌아올 운명이었던 거야.
-이게 바로 낙서재.
-새로 지은 티가 너무 역력해.
-그래도 터는 잘 보존되어 있네. 여기 좀 앉아봐. 장난 아니야, 풍경.
-진짜네. 여기서 윤선도는 유유자적하게 지냈겠다.
-책을 즐기는 곳일 만하군. 낙서재(樂書梓)
-경치는 좋은데, 심심했겠다.
-난 좋다. 여기. 윤선도는 신선놀음 했구나.
-방금 배표를 사가지고 오면서 우리 앞에 서 있는 차 몇 대인지 세어봤는데, 큰일났어.
-그렇게 많아?
-많아. 근데 앞으로 배가 두 대 밖에 안 온대.
-큰일났네. 여기서 하루 자야 하는 거야? 생각도 못했는데.
-보길도가 이렇게 큰지부터 몰랐어. 옛날 대청도 갔을때만 생각해서, 작을 줄 알았는데.
-대청도 인구가 얼마지?
-내 기억으로는 천명 조금 넘었어. 절반은 군인이긴 했지만.
-암울하다.
-여기는 몇 명일까?
-이렇게 큰 걸 보니, 내가 짐작컨대, 오천 명은 넘을거야.
-정말? 에이, 그렇게 많을까?
-내기할래?
-좋아. 난 사천 명.
-풉, 난 그럼 구천 명.
-지금 찾아봐. 탭으로.
-좋아. 기달려.
잠시 후.
-앗싸.
-몇 명이야?
-삼천 명이래.
-헉. 별로 안 되네.
-그래도 생각보다는 많다. 내가 이겼다.
-쳇. 그나저나 배는 왜 안 오는 거야. 탈 수 있을까?
-말 돌리지마. 우리 내기 했잖아.
-알았어. 그보다 우리 오늘 여기서 나갈 수 있을지나 생각해. 조금만 더 일찍 왔으면 바로 다음 배라도 탈 수 있지 않았을까?
-에이, 괜찮을거야. 큰 배가 들어오면 그 다음 배로는 갈 수 있을걸.
-장보고 호가 제일 큰 배래. 장보고 호 타봐야 하는데.
-왠지 우리 갈 수 있을 거 같아.
-응? 왜 갑자기?
-저기 들어온다. 장보고 호.
-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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