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너구리가 제주도에 임박했다는 상황.
폭풍전야의 고요함 덕분에 전날 독도 접안까지 성공적으로 마쳤으나
여기저기서 빨리 섬을 떠나야 한다는 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하였다.
전날 약소고기를 먹은 향원정 아주머니도,
"일기 예보 잘 보시고."
뭍에서 뉴스를 옆에 끼고 있던 엄마도,
"발 묶이기 전에 나오기 바람."
태하 모노레일을 타려했더니 아저씨조차,
"지금 모노레일 탈 시간이 어딨어요, 빨리 여객터미널 가야지."
심지어 선박회사에서도,
"오늘 안 나가시면 언제 배가 뜰지 모르는 상황이에요."
라고 친히 전화까지 주시니 결국 당장 나가기로 결정.
렌트한 지 1시간 경과, 배 출항시간까지 2시간 남은 상황.
해안선 따라 울릉도 한바퀴 돌고 나리분지까지 찍은 다음
여객터미널에 돌아오기로 결정.
평지가 거의 없는 오르막 내리막길을
카트라이더처럼 몰아 초스피드 일주를 하였으니
아니 뭐 이런 수박 겉 핥기식 관광이 다 있어.
느긋하게 둘레길도 걷고
성인봉도 오르고
나리분지 투막집이랑 너와집도 구경하고
가수 이장희씨 얼굴도 한 번 보고
태하 모노레일도 타보고
문어도 삶아먹어보고
봉래폭포도 보고
울릉도 해수욕장에 발도 한번 담가보고
성인봉 원시림에서 산림욕도 하고 싶었는데.
이번엔 독도가 마음을 열어주었으니 그걸로 만족하기로 하고
다음번을 기약하며 우산국,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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