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어로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 묘한 것을 '쥬누세꽈아'라고 하지요. 알듯 모를듯 하면서도 묘한 매력을 지닌 프랑스 여자들의 대명사이기도 하고요. 제 기준에 쥬누세꽈아의 대표는 마리옹 꼬띠아르인데, 그녀의 이름만 듣고서는 누구지? 그랬던 사람들도 인셉션의 디카프리오 와이프라고 말하면 아하, 하고 알아듣습니다. 그녀의 애매한 미소, 잡힐듯 잡히지 않는 분위기, 고혹적인 눈매, 우아한 목소리는 프랑스 여자들의 매력을 대변하는 것 같습니다.
'훔쳐보고 싶은 프랑스 여자들의 서랍'은 미국인이자 뷰티 저널리스트인 작가 티시 제트가 프랑스 파리에 머물면서 상세하게 파헤쳐낸 '프랑스 여자 뷰티 시크릿' 정도 되겠습니다. 우리는 문화권이 너무 달라서 프랑스 문화에 대한 동경심이 그다지 크지 않지만, 유난히 미국 사람들은 유럽, 특히 여자라면 프랑스 문화에 대한 동경이 큰 것 같습니다. 프랑스가 워낙에 문화적으로도 역사가 오래된 나라이고, 세련된 디자인의 발상지로도 유명하고, 각종 명품 브랜드의 산실이기도 하고, 또 여자들은 하나같이 매력적이고 아름다우니까요. 그러니까 이 책은 프랑스 여자처럼 매력적이고, 아름다워지고, 고혹적이고, 지적이고, 날씬하고, 우아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담았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티시 제트가 묘사하는 프랑스 여자들의 일반적인 모습은 이렇습니다. 프랑스 여자들은 음식을 즐길 줄 안다, 2~3시간 천천히 공들여서 맛있는 음식을 찬미하는 것을 즐긴다, 하루에 일정 시간은 자기 자신을 가꾸는데 소비하며 자신이 아름다워지는 과정을 즐긴다, 운동을 하면서 몸매가 아름다워지는 자신의 모습을 사랑한다, 마네킹이 걸어나오는 듯한 완벽한 세트의 옷은 절대 입지 않으며 자신이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아이템을 활용하고 응용하여 자신만의 개성적인 옷차림을 창출한다, 하나같이 연애의 고수들이며 반드시 결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유혹하고 당하는 과정을 즐기는 쿨한 여유도 소유하고 있다, 다른 나라와 달리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더욱 매력적이고 고혹적이며 성숙한 여자로 대접받는다, 등등. 이렇게 말만 들으면 프랑스 여자야말로 완벽하고 이상적인 여성상인데다가, 나이 먹을수록 퇴물로 취급받기는커녕 매력적인 여자로 더 대접을 받는다니 그 나라도 이상적인 나라네요. 더욱 더 그 비밀을 알고 싶어집니다.
사실 내용을 보면 역시나, 모든 뷰티 지침서가 그러하듯 특별한 비법은 없습니다. 굳이 특별한 비법을 고르라면 관리, 관리, 그리고 또 관리 입니다. 중요한 건, 그 과정을 자기 관리라는 생각을 하면서 신경을 쓰고 돈을 지불하고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것에 부담을 가지면 안된다는 겁니다. 그 모든 과정을 즐겨야 지속할 수 있지 않겠어요? 그리고 실제로 자신의 아름다움을 위해 시간을 들이고 돈을 투자하고 지속적으로 신경을 써 본 사람들은 잘 압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 자신을 꾸미는 즐거움이 다른 활동에서 얻을 수 있는 즐거움과는 또 다른 '매우 특별한 즐거움'이라는 것을 말이에요. 그런 시간들이 모이고 모여 자신에게 많은 것을 투자하면, 점점 더 자신감도 생기고 스스로를 사랑하게 됩니다. 여기에는 매몰비용의 오류가 없습니다. 투자하면 투자할수록 점점 더 자기만의 쥬누세꽈아를 단단하게 다질 뿐이지요.
기본적으로 자신을 끊임없이 아름답게 하려는 미에 대한 추구, 그게 있다면 프랑스 여자건 미국 여자건 한국 여자건 다 상관없이 아름다운 여자로 거듭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을 마구 주는 책입니다. 프랑스 여자라는 이미지를 채용하기 위해 간판에 '프랑스'라는 말을 달고 그 나라 사람들의 뷰티 시크릿을 전달했지만, 피부과에 다니면서 피부관리에 신경쓰고, 몸에 좋은 음식을 먹으며 건강을 관리하고, 자연스러운 화장과 헤어스타일을 살려 자신만의 개성을 부각시키고, 있는 옷을 잘 활용해서 감각적인 패션으로 몸을 포장하고, 자신에게 잘 어울리는 액세서리를 써서 시크함을 완성하라, 는 내용의 책입니다. 읽는 동안에는 뷰티에 대한 리마인딩 뿐만 아니라 매력적인 여성이 되기 위한 나만의 쥬누세꽈아는 무엇일까를 고민해보게도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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