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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가 되라 - 에릭 라르센

gowooni1 2014. 12. 22. 00:01

 

 

 

'최고가 되라'는 제목에서부터 핵심 주제가 전부 드러나 있습니다. 그러므로 책을 집어든 사람은 최고가 되는 것에 관심이 있을 거고, 눈길만 주고 마는 사람이라면 최고가 되는 것에 관심이 없을 겁니다. 최고가 되는 것에 관심이 없는 이유는 많습니다. 최고가 된다는 것이 피곤해서, 또는 최고가 되는 것에 관심은 없지만 어쨌든 최선을 다하고는 있기 때문에, 아니면 최고나 최선과 관계없이 그냥 지금 상태만으로도 행복하므로 등등 말이지요. 최고가 되겠다는 각오로 세상을 사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최선을 다하기 때문에 이대로 살기만 하면 언젠가 최고가 될지도 모른다고 기대하는 사람이라면 각성 좀 해야 합니다. 최선을 다하는 것과 최고가 되는 것은 엄연히 다릅니다. 한 분야에서 10년을 종사하면 달인이 된다는 말로 위안삼으려 하는 것도 오산입니다. 최적의 방법을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시간만 투자해서는 10년은 커녕 30년이 가도 최고가 될 수 없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한 분야에 40년씩 종사한 사람들 모두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되어야 할 것인데, 세상에 최고의 자리는 그렇게 많지 않으니까요. 극단적 예를 들자면, 폐지를 주워 하루하루를 연명하며 지내는 노인분들은 현재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긴 하지만, 그들이 최고의 삶을 누리길 기대하는 사람은 없잖습니까.

 


최고가 되려면 최고가 되겠다는 마음가짐이 제일 먼저 필요할 것이고, 그런 동기부여를 얻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극단적인 감정이 유입이 되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저자 에릭 라르센의 이력이 조금 특이합니다. 노르웨이 공수부대 출신인 저자는 자신의 신체적 약점을 극복하고 공수부대에 지원하여 7년 이상 특수임무를 수행하기도 하였고, 경영대학원에 가서 자신의 학벌을 쌓다가 헤드헌팅 회사에 입사합니다. 항상 최고가 되는 것에 관심이 있고 남에게 동기부여를 해주는 것에 자신 있었던 그는 어느 날 '네 안에 잠든 거인을 깨워라'로 유명한 앤서니 라빈스의 존재를 알고 전율합니다. 동기부여가, 멘탈 트레이너 라는 이름으로 거의 종교집회에 가까운 세미나를 개최하여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는 앤서니 라빈스를 보고 '아니 이런 일로 밥벌이를 할 수 있단 말이야?'라고 각성한 후 자신도 최고의 멘탈 트레이너가 되기로 결심합니다.

 


그렇게 결심한 후 다니던 회사에서 1년간 교육업무를 담당하다가 이제 사업체를 꾸릴 때가 왔음을 느끼고 사표를 낸 다음, 운동선수들을 상대로 멘탈 트레이닝을 시작합니다. 아무것도 없는 맨 손으로, 멘탈 트레이너라는 명칭조차 생소한 때에, 스스로를 멘탈 트레이너라 칭하며 운동선수들과 대화를 하고 의욕을 고취시켜주는 걸로 돈을 번다는 발상. 말로 돈을 버는 사람들의 인상이 대개 나쁠 때는 사기꾼 같은데, 이 저자의 경우는 '이거 정말 사기꾼 기질이 있는 사람이구만' 싶을 정도로 뻔뻔스러운 기질이 있네요. 하지만 아무려면 어떻습니까? 그는 자신의 직관이 이끄는대로 잘 살아왔고, 그래서 많은 운동선수들에게 최고의 역량을 발휘하도록 코치했고, 그래서 정말 자신이 원하는대로 북유럽 최고의 멘탈 트레이너가 되었으니 말입니다.


이 책은 크게 2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는 폭발하는 감정을 찾아 삶을 변화시키라는 거고 2부는 그것을 유지하는 방법을 말하고 있습니다. 2부는 다른 책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내용이니 특징은 1부에 집약되어 있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1부의 핵심은 대략 이겁니다. 1)자신의 심장이 반응하는 목표를 찾고, 2)좋은 목표를 끊임없이 추진해야 하며 3)체계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 특히 자신의 심장이 반응하는 목표를 찾았다면 더 이상의 방황은 없어진다는데 이 부분이 또 인상적이네요. 늘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몰라 헤매던 에릭 라르센이 앤서니 라빈스를 만난 후 최고의 멘탈 트레이너가 되겠다는 결심을 한 날 그렇게 마음이 편할 수가 없었다고 하니, 그가 바로 심장을 흥분시키는 목표를 찾은 좋은 예네요.

 


한가지 유념해두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최고가 되어야만 행복한 사람이라면, 최고가 되기 전까지는 갈망과 욕망과 집착 때문에 애태우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그 목표를 향해 가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행복에 겨울 거라는 사실 말입니다. 저는 아직 최고가 되어본 적이 없어서 최고의 목표를 향해 가고 있을 때 느낀다는 그 흥분보다는 갈망과 욕망을 더 많이 경험해봤는데, 이건 어쩌면 심장을 흥분시키는 좋은 목표를 향하지 않은 탓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