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오는 자기계발서들은 대부분 이런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많은 시간을 투자해라, 하나에만 집중해라, 마스터 마인드를 가져라, 몰입하라, 자기만의 절대 시간을 확보해서 꾸준히 연습하고 훈련하라, 등등. 저는 자기계발서를 어느 정도는 읽는 편인데 이를 통해서 느슨해졌던 마음을 다잡고 현실에 매몰되어 잠깐 잃어버린 넓은 시각과 마음 자세를 되찾기 위해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고다 로한의 '노력론' 역시 그런 마음을 얻기 위해서 집어들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비슷한 내용이 담겨있을지라도 다른 작가가 어떤 식으로 전달하느냐에 따라서 리프레쉬 되는 마음도 달라지니까요.
'노력론'의 수식어는 [생각을 현실로 만드는 힘]입니다. 게다가 100년 전에 일본 메이지시대를 장식하던 작가가 썼다고 합니다. 제임스 알렌의 '위대한 생각의 힘' 같은 뉴에이지 철학이 나온 시기도 19세기 후반 무렵이니 이런 철학과 비슷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다만, 이런 철학을 가장 동쪽에 있는 일본의 작가가 동양적인 측면에서 어떻게 말하고 있을까가 궁금했지요.
그런데 이 책은 조금 다릅니다. 아니, 많이 다릅니다. 기대했던 것과 너무 반대라서, 제가 원하는 감정적 고조를 얻기 위해서라면 별로 적합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크게 집중하면서 읽을 책을 원한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아는 내용의 새로운 리바이벌을 원했을 뿐인데 고다 로한은 완전 새로운 시각으로 노력론을 설파하며 독자에게 온전한 집중을 요구했습니다.
그는 성공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타고난 운명을 탓하여 현재에 안주하고 마는 쓸쓸한 현실을 부정하며 서두를 시작합니다. 타고난 운이니 관상이니 이런 '환경적인' 것들에 너무 얽매는 정신상태를 나무랍니다. 이쯤 되면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환경을 탓하지 말고 자신의 노력과 의지로 하고자 하는 일을 꾸준히 추구하라고 말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웬걸, 그는 차라리 운을 노력으로 바꾸라는 식으로 전개합니다. 먼저 성품을 바꾸고 기운을 바꾸고 그리하여 운명을 바꾸라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그의 노력론은 '무엇을 이루기 위해' 노력을 하라는 것이 아니라 '성공하는 운명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하라는 겁니다.
100년 전 그 시대의 석학도 성공하는 운명의 가장 기본적인 조건은 건강이라고 말합니다. 일단 건강하여 자신의 기운이 활기가 넘쳐나고 봐야 그 이후의 것을 다스릴 수 있다는 것이겠지요. 이후 대략적인 책의 내용은, 먼저 [성공하는 운명을 지닌 사람들의 성품을 지니라]는 것, 그 다음 자연의 이치를 깨달아 [온 우주의 기를 이용하여 성공할 수 있는 운명을 만들라]는 것입니다.
저는 여기서 [성공하는 운명을 지닌 사람들의 성품 조건]에 더 깊은 공감을 느꼈는데, 가장 공명했던 개념은 '조장'과 '극살'의 개념입니다. 조장은 자라도록 돕는 것, 극살은 눌러 죽이는 것입니다. 극살의 기운이 강한 사람들은 성공적인 운명과는 거리가 멉니다. 조장의 기운을 가진 사람들은 우주의 모든 것들에 애정을 가지고 그것들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자라날 수 있도록 돕는 성품이 있기 때문에, 원인과 결과에 따른 우주의 보편적인 기의 법칙에 따라 온 우주도 그의 성장을 돕도록 움직입니다.(이건 제가 받아들인 해석에 더 가까워요.)
[온 우주의 기를 이용하여 성공할 수 있는 운명을 만들라]는 내용의 후반부는 전부 크게 와닿지는 않았습니다만, 역시 공명하는 부분은 있었네요. 마음을 다스려 기를 순환시키고, 기를 순환시켜 혈행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면 신체의 어느 부분에 혈이 고이거나 멈춤 없어 병이 없어지고 정신적으로도 활력을 느낄 수 있다는 겁니다. 특히 동양적인 사상이 강하게 느껴지는 부분은 우주의 기의 흐름에 인간도 거스르지 말고 시간과 계절에 따라 피고 지는 기운에 따라 뜻을 피울 때는 피우고 결실을 얻을 때는 결실을 얻고 조용히 활동을 줄이며 자숙해야 할 때는 자숙을 할 줄 알아야 한다는 저자의 메시지입니다. '고다 로한'의 노력론은 현대판 노력론과는 좀 다르게, 이런 식으로 마무리 될 듯 싶습니다. "인간적으로 성숙하고, 자연의 이치에 맟게 사는 것이 제대로 된 노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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