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Daily/영화-MOVIE

위대한 개츠비

gowooni1 2013. 6. 2. 11:54

 

 

세계1차 대전이 끝난 직후, 미국은 최대 전성기를 맡는다. 유럽이 전쟁하는 동안 군수물자를 팔아 부자가 된데다 주가는 매일 사상 최고치를 갱신하고, 사람들은 장밋빛 미래만을 바라보며 시간이든 돈이든 흥청망청 써댄다. 닉 캐러웨이도 이제 막 예일을 졸업하고 뉴욕으로 입성하여 부자가 되길 꿈꾸는 꿈과 야망으로 가득찬 청년이었다. 뉴욕 최상류층이 거주하고 있는 저택 동네에 위치한 조그마한 집을 싼 월세로 임대하며 살아가기 시작하면서 그들 생활의 한 부분으로 녹아들어 함께 시간을 자주 보내게 된다. 그 중에서도 강 건너편에 살고 있는 톰과 데이지 부부는 닉을 반갑게 맞이하는데, 데이지는 애초에 사촌이었고 시카고 최고갑부였던 톰 뷰캐넌은 예일에 다니던 시절 친구였다.

 

 

재력, 명성, 시간 모든 것을 갖춘 이 최상류계층의 삶은 세상 부러울 것 없어보였지만 뷰캐넌 부부와 첫 저녁식사를 하는 자리에서부터 뭔가 어긋나 돌아가고 있음을 닉은 느낀다. 톰은 못말리는 바람둥이였고 늘 여자 문제로 데이지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것이다. 저녁식사 시간에 톰의 정부는 계속 집으로 전화를 걸어오고 급기야 참지못한 데이지는 톰과 한바탕 크게 싸운다. 저녁식사를 한 후 바람 쐬러 나간 테라스에서 데이지는 닉에게 자신의 결혼생활이 그리 행복하지 않지만 어떻게 할 방법이 없어 참고 살아간다는 뉘앙스의 슬픈 표정으로 웃는다.

 

 

 

한편, 닉의 싸구려 월세집 옆에는 굉장히 호화로운 대저택이 있었는데, 그 저택에서는 매일밤 초호화로운 파티가 열린다. 거기에 초대되는 사람들은 아무도 초대장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파티를 주최하는 사람이 누군지도 모른다. 그냥 개츠비라는 사람이 저택의 주인이고 그가 굉장한 부자라는 것 만 추측할 뿐이다. 처음으로 초대장을 받아 파티에 참석한 닉은 거기에서 사람들이 추측하는 개츠비란 인물에 대해 듣는다. 그는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전쟁영웅, 살인자, 갑부, 옥스퍼드 출신, 유산을 많이 물려받은 행운아, 등등으로 추측되어 있음을 알고는 실제 그가 어떤 인물인지 더욱 궁금해진다. 그러던 차에 진짜 저택의 주인 개츠비가 닉에게 모습을 드러낸다.

 

 

 

어찌된 일인지 개츠비는 닉의 환심을 사려고 애를 쓴다. 그에게 자신의 보트로 세일링을 하자 하는가 하면 얼마전 새로 뽑은 쿠페로 드라이브를 하자고도 하고, 증권시장에 몸을 담는 닉에게 채권 정보를 알려주려고도 한다. 그뿐 아니라 자신의 이력을 화려하게 포장하여 과시하려는 경향까지 있다. 자신의 집안이 대대적으로 유명한 뼈대있는 가문이며, 자신이 생활하고 있는 돈은 전부 유산이라고, 유럽을 일주하고 세상을 경험하고 옥스퍼드를 졸업하였으며 세계대전때는 전쟁영웅으로 훈장을 받았다고 말한다. 닉은 그런 개츠비에게서 허풍의 끼를 감지하지만 딱히 아닌 것 같지도 않고, 누가 뭐래도 그가 어마어마한 부자라는 사실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는데다 여전히 개츠비가 닉의 환심을 사려 하고 있으므로 그 관계에 딱히 불만은 없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개츠비가 닉의 환심을 사려 했던 이유가 드러난다. 개츠비는 닉에게 부탁을 하나 하고 싶었는데, 그게 너무나 두렵고 어려운 부탁이었던 거다. 데이지를 닉의 집으로 초대하는 것, 그리고 우연찮게 근처를 산책하다 들른 닉의 친구 개츠비로서 데이지와 자연스러운 재회를 하도록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 이제야 조금씩 궁금증이 풀린다. 개츠비의 모든 것, 그러니까 그의 재력, 그의 저택, 그의 파티, 그의 명성들은 모두 데이지의 환심을 사기 위하여 그가 이룩해온 것들이었다. 닉은 이미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데이지에게 그런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이 옳은 것인지에 대한 확신은 안 섰지만, 어쨌거나 톰은 정부와 놀아나고 있는데다 데이지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 같지도 않고, 개츠비가 데이지에게 품고 있는 감정이 너무도 진지하여 그냥 부탁을 들어주기로 한다.

 

 

1920년대의 뉴욕 최상류계층의 초호화생활을 보여주기 위해 총동원된 의상과 보석과 저택과 파티, 미래에 대한 거시적인 계획은 뒤로하고 말초적인 쾌락에 집중하며 무조건적으로 인생을 즐기려고만 하는 사람들. 스콧 피츠제럴드의 가장 성공적 작품 '위대한 개츠비'는 발표되자마자 독자들의 공감을 크게 샀다는데, 아마소설과 같은 호화로운 생활 속에서 공허함을 느끼던 사람들에게, 그리고 그런 생활 속에서도 데이지에 대한 개츠비의 절대적으로 순수한 마음에 보상을 느껴서 그렇지 않나 싶다. 세계 대공황이 어째서 일어날 수밖에 없었는지 차곡차곡 과정을 보여주는 것도 같고, 물랑루즈에서 보았던 감독의 예술적 감수성과 희화적 표현력을 감상할 수 있는 재미도 쏠쏠하다. 닉이 정신병원에서 자신의 우울증을 치유하기 위해 개츠비에 대한 글을 쓴다는 설정마저도 하나의 시대적 우울함을 반영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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