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조카를 위해 빵 한조각을 훔쳤다가 19년을 감옥에서 살고 나온 장발장. 위험인물이라는 낙인이 찍힌 채 가석방이 되어 거리를 나왔지만 그에게 일자리를 주는 곳은 아무도 없다. 할 수 없이 또 도둑질을 하게 되는데 드디어 신이 그를 구원했다. 은식기를 도둑맞은 신부님은 잡혀온 장발장에게 왜 은촛대마저 가져가지 않았느냐며 그 모든 것이 그에게 내린 선물이라 말한다. 자비로 가득찬 거룩한 신부에게 감화된 그는 더 이상 분노와 원한에 찬 삶을 살지 않으리라 마음 먹으며 새사람이 되기로 결심한다.
8년의 세월이 지나 그는 한 소도시의 시장이자 수백명의 인부들을 먹여살리는 공장의 사장이 되어 있었다. 자기보다 어려운 사람에게는 자비와 관용을 베풀며 살고 있었지만 그 많은 사람에게 신경을 써 주기는 힘들었다. 마침 그의 공장에 일하고 있던 판틴은 주위 사람들의 질투에 못이겨 쫓겨나고, 어린 딸의 양육비를 벌어야만 하는 그녀는 하는 수 없이 사창가에 굴러들어가 머리를 팔고 이를 뽑히고 마지막에는 몸을 파는 신세로 전락해버렸다. 거리를 지나던 장발장에게 우연히 눈에 띈 덕분에 마지막 순간에는 병원에서 눈을 감을 수 있었고 그녀는 그에게 자신의 딸 코제트를 잘 부탁한다는 유언을 남긴다.
장발장은 자신의 직무에 충실한 끈덕진 자베르 경감의 눈을 피해 다녀야만 한다. 귀신같은 감을 가진 자베르는, 지금은 어엿한 시장인 그가 사실 옛날 가석방 중 도주해버린 장발장이라는 확신이 있었던 거다. 늘 그랬듯 장발장은 자베르에게 며칠의 시간만 달라고, 지금은 코제트를 구해내야 하는 상황이니 다음에 붙잡아 가라고 말하며 도망간다. 자베르가 그런 장발장의 말을 믿고 순순히 놓아줄 리 없고, 장발장 역시 그런 그에게 순순히 잡힐 리 없다. 자베르는 일생을 걸친 자신의 임무가 장발장을 붙잡아 법의 이름으로 심판하는 거라고 굳게 믿는다. 그의 집요한 추적을 요리조리 피해가며 장발장은 코제트를 딸로 삼아 어여쁜 숙녀로 키운다.
코제트가 아리따운 여인으로 성장했을 무렵 파리는 이미 프랑스 혁명이 일어난지 몇 십년의 세월이 흘렀음에도 혁명의 기운이 남아 있는 불안정한 분위기였다. 젊은이들은 아직도 비참한 하층민들의 모습과 권위적인 정부를 증오하였고 이를 뒤집기 위해서는 오직 혁명의 방법밖에 없다고 믿었다. 마리우스 역시 젊은 혈기를 혁명에 쏟아 붓는 청년이었는데, 그가 다른 청년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귀족출신이라는 점. 그러나 뜻밖의 변수가 발생하는데 거리를 지나다 우연히 마주친 코제트를 보고 그만 한눈에 사랑에 빠져버린 것이다. 그는 자신을 짝사랑하는 에포닌의 속도 모르고 그녀의 거처를 알아봐달라고, 그러면 해달라는 것은 뭐든 다해주겠다고 천진난만한 약속을 한다.
에포닌은 쓰라린 가슴을 안고 사랑하는 사람의 사랑을 이뤄주기 위하여 코제트의 집을 알려주고, 다시 마주친 두 연인은 다시 한 번 사랑을 확인한다. 드디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운명을 만나 새로운 삶이 시작된다고 확신하는 연인들. 사랑이 돈독해지려면 더욱 깊은 장애물이 있어야 하는 법. 당연히 운명은 그들의 사랑이 순탄하게 흘러가도록 놔두지 않는다. 은둔하며 살던 장발장이었건만 자베르는 또 한 번 그를 귀신같이 발견하고 두 부녀를 쫓는다. 급작스럽게 파리를 떠나게 된 코제트는 마리우스에게 편지를 남기지만 그 편지는 에포닌의 손으로 들어가고 만다.
섬광처럼 나타났다가 홀연히 사라진 운명의 여성의 잔영에 허우적거리는 마리우스. 그는 이내 정신을 가다듬고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은 파리, 해야 할 일은 혁명이라고 결심한다. 그렇게 젊은이들의 혈기와 어설픈 시민들의 지지로 봉화된 1832년 프랑스 시민혁명이었건만, 정부군의 진압에 무고한 피가 하늘로 증발하고 마리우스는 중태에 빠진다. 장발장은 우연한 기회에 코제트의 운명의 남자가 마리우스란 걸 알고, 그를 구해내기 위해 혁명군의 바리케이트 안으로 들어가 쓰러진 젊은이를 발견한다. 하수도를 통해 마리우스를 몰래 빼내어 생명을 구해준 장발장. 이제 자신의 인생도 얼마 남지 않음을 느끼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다. 그 사이 자베르는 장발장에게 한 번 생명의 은혜를 입었었는데, 하수도에서 나와 마리우스를 의사에게 보낼때까지만 자신을 체포하지 말아 달라며 부탁하는 장발장에게 끝까지 총을 쏘지 못한다. 자신이 평생 믿었던 법의 신념과, 장발장이 평생 실천해온 자비의 신념에서 갈등하던 자베르는 결국 강에 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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