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Daily/영화-MOVIE

색계 Lust, Caution

gowooni1 2012. 10. 3. 20:14

 

 

때는 1938년.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여 온 세상이 어수선할 때 영화의 시간은 시작된다. 홍콩에서 대학에 다니는 왕치아즈는 연극부에 들어간다. 무대에서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을 연기하며 뭔가 가슴속 떨림을 느낌과 동시에 연극부 단장 광위민에게도 마음이 간다. 광위민 역시 왕치아즈에게 마음이 가지만 그는 최고의 반일감정을 가지고 있는 애국자다. 광은 자신이 그동안 쌓아온 덕망으로 동료들에게 급진적 항일운동을 펼칠 것을 제안하고 왕치아즈도 거기에 동참한다.

 

 

광위민이 세운 목표는 친일파의 핵심 인물이자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는 정보부 대장 이를 암살하는 것, 그리고 거기에 따른 작전은 색계Lust,Caution이다. 연극부에서 가장 예쁜 왕치아즈가 돈 많은 막부인 역할로 이씨의 부인에게 접근을 한 다음 이와 가까워지는 작전이다. 고급 차파오를 입고 예쁘게 화장을 한 왕치아즈는 누가 보아도 훌륭하게 돈 많고 기품있는 귀부인 역할을 해내고, 아무의 의심도 사지 않고 이부인과 친해지는 데 성공한다. 왕치아즈는 이부인의 유일한 취미인 마작으로 신뢰를 얻은 후 자연스럽게 이에게 소개된다. 이는 한 눈에 왕치아즈에게 호감을 느끼지만 워낙에 경계심이 많은 인물이라 함부로 가까이 다가오지 않는다.

 

 

둘의 사이가 급격히 가까워지자 왕치아즈는 자신이 곧 이의 정부가 될 것임을 예측한다. 그 사실을 알리자 패거리는 막부인이 처녀임을 감추기 위해서라도 누군가가 관계를 맺어야 함을 암묵적으로 합의하고, 그 패거리 중 가장 경험이(그래봤자 창녀지만) 있는 남자와 자도록 종용한다. 둘은 단지 이의 정부가 되기 위함이라는 대의 명분 아래 관계를 맺게 되고 왕치아즈와 광위민은 눈도 마주치지 못한다. 왕치아즈는 광에 대해 끌렸던 마음에 대한 배신감과 광위민은 대의를 위해 왕과 자신에 대한 마음을 저버린 수치스러움 때문에. 그렇게 둘은 서로에 대하여 마음을 접고 이제 이를 죽이기 위한 대의에만 신경쓰기로 한다. 그러다 이의 상하이 발령이 결정나고, 이 패거리들의 이 암살 작전은 무산으로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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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이 지나 1941년. 왕은 갑자기 찾아온 광에게 뜻밖의 제안을 받는다. 중앙으로부터 보조를 받게 되었다면서 이제 본격적으로 이 암살 작전에 동참해달라는 제안이다. 별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는 왕은 다시 막부인으로 분하여 이부인과 이에게 접근하는데 성공하고, 3년 만의 재회 속에서 이와 왕치아즈는 좀 더 강력한 끌림을 느낀다. 이제 둘의 관계는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3년 전과 다르게 이는 왕에게 조금 더 저돌적이고 적극적으로 다가가고, 이의 경계심이 풀리면서 진심이 보일수록 왕치아즈, 막부인의 마음 역시 흔들린다. 자신의 스파이 역할과 이를 진정 사랑하는 정부의 역할에서 마음의 갈피를 못잡는다. 그 옆에서 아직까지 왕치아즈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광위민이 지금은 대의를 위한 연기일 뿐이라고 마음을 다잡아주지만,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왕치아즈가 아닌 막부인으로 살아가는 그녀에게 이제는 무엇이 진짜이고 무엇이 연기인지 분명히 구분해 줄 것이 없다.

 

 

그러다 어느 날, 이는 막부인에게 쪽지를 전해주며 이 시간에 이 곳에 가서 이 사람을 만나라는 지시를 전한다. 막부인은 스파이 중앙으로 가서 이 사실을 밀고하고 반일파들은 여기에서 어떤 지시가 떨어질 지 모두 주목한다. 왕은 모두의 감시를 받으며 그곳, 어떤 카페의 2층에 은밀히 숨겨진 장소로 향한다. 거기에는 눈빛에 숨김이 많은 한 외국인이 있었고, 막부인이 건네준 쪽지를 본 그는 즉시 서랍을 뒤적여 그녀에게 무언가를 꺼내 보인다. 왕치아즈는 깜짝 놀란다. 거기엔 이의 친일 행각에 대한 결정적 행동이 따른 지시가 아니라, 최고급으로 세공된 다이아들이 있었다. 이는 왕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준비를 했고 거기에 그녀는 크게 마음이 흔들린다.

 

 

결국 마지막으로 그녀가 고른 6캐럿 짜리 분홍빛 다이아 반지를 받으러 가는 날, 그녀는 주위의 많은 눈길을 받으며 이와 함께 보석 세공사에게로 간다. 이는 평소와 다르게 불안해 하는 왕의 눈빛을 보며 의아해하지만 자신의 마음을 전해받은 왕의 기쁨과 불안이 겹친 것으로만 단순하게 생각한다. 이는 왕의 손가락에 반지를 끼워주고, 그 순간 이가 암살될까 불안에 한참 떨던 왕이 외친다. 도망쳐요! 이는 도망치고 왕을 비롯한 항일파 일당은 모조리 체포된다. 이가 왕의 처형에 어떻게 할까 사인을 해야 하는 순간 그의 비서가 반지를 건네준다. 이는 자신의 비서에게 묻는다. 왜 내게 진작 말하지 않았지? 그는 대답한다. 그럴만큼 당신의 마음을 앗을 여자인지는 몰랐습니다. 이는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 막부인이 쓰던 방에서 그녀가 자던 침대를 쓸어내리며 울기 직전의 쓸쓸한 눈빛을 하염없이 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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