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중독-Reading/문학*문사철300

어린 왕자

gowooni1 2012. 7. 9. 00:33

 

 

 

사막에 불시착한 생떽쥐뻬리는 일주일분량 물밖에 남지 않은 상태에서 어린왕자를 만난다. 빨리 비행기를 고치지 않으면 물부족으로 죽게 될 판인데 이 어린왕자는 사정도 모르고 양을 그려달라 조른다. 어릴적 코끼리를 집어삼킨 보아뱀을 그린 이후로 실력이 나아지지 않아서 그가 그린 양이라곤 병든 양, 늙은 양들 뿐인데 어린 왕자는 자꾸만 제대로 된 양을 그려달라 조르고 결국 상자만 그려줬더니 결과는 대만족. 생떽쥐뻬리는 점점 어린왕자의 매력에 빠져들고 그의 이야기를 듣는다. 어린왕자는 화산 두 개와 장미 한 송이가 있는 아주 작은 별에서 왔는데 장미와 싸우고나서 그 별을 떠나 여행을 해왔단다. 왕자는 여러 별을 거쳤다. 술꾼이 사는 별, 등지기가 사는 별, 왕이 사는 별, 사업가가 사는 별. 그러나 어른들은 한가지 고정관념에 박혀 사는 이상한 사람들이었고 어린 왕자는 늘 금새 흥미를 잃어 다른 별로, 다른 별로 여행을 계속 했다. 그러다 도착한 지구는 와우, 이 백명에 가까운 왕이 살고 수백만명에 가까운 사업가가 살며 헤아릴 수 없는 술꾼이 사는 다채로운 별. 그러나 사막에 떨어진 왕자는 몇 날 며칠을 가도 사람을 만날 수가 없었다. 그러다 몇 백송이의 장미를 보고는 자기 별의 장미가 온 우주의 유일무이한 장미가 아니었다는 사실도 깨닫고, 치사량의 독을 지닌 뱀도 만나고, 길들여진다는 것의 의미를 깨우쳐주는 여우도 만난다. 여우를 만남과 동시에 왕자는 자기 별에 있던 장미의 투정이 그를 사랑하기 때문에 그랬음을, 그러나 그 사랑을 눈치채기엔 자신이 너무 어렸음을, 아무리 지구상에 몇 백 송이의 장미가 있다 해도 길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에 자기 별의 장미만이 왕자에게 특별한 장미일 수밖에 없음을 깨닫는다. 그렇게 지구에서의 일년이 지나고 왕자는 다시 자기 별로 돌아가기로 결심하는데 그 돌아가는 방법이 많이 서글퍼서, 그리고 어른이 되어야 느낄수 있는 어린 왕자의 감수성에 그만 어른이 되었음을 실감하게 되어서, 그리고 마흔이 넘어 쓴 이 작품에 녹아있는 생떽쥐뻬리의 순수함에 새삼 놀라서 왠지 눈물이 날 것만 같은 '어린 왕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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