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Daily/영화-MOVIE

건축학개론

gowooni1 2012. 4. 1. 23:26

 

 

 

전람회 '기억의 습작'이 흐르고, 휴대폰 대신 삐삐가 마음을 전하고, 엠피쓰리 대신 씨디 플레이어가 음악을 연주하고, 팬티엄 1기가 용량이면 평생 쓸 수 있을 것 같고, 강남과 강북간 교통이 통제 되던 시절 서로 안타까운 마음만 키우며 끝끝내 연결되지 못한 두 사람이 오랜 세월이 지난 후 만난다. 건축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승민에게 어느날 한 여자가 찾아와 다짜고짜 아는체를 하고, 승민은 여자를 기억 못하지만 여자가 자신이 서연임을 밝히자 금방 알아챈다. 여자가 학교 동문회 주소록까지 뒤지며 남자를 찾아온 건 제주도에 집을 지어달라고 의뢰하기 위해선데 과연 그것만이 목적인지는 모르겠다. 경험이 없어 풋풋하기만 했던 스무살 때와 달리 서로 삶을 살아오며 마음에 생채기도 생긴 두 사람. 아직도 서로를 생각하면 아련하지만 현재의 상황은 과거보다 더 마음을 전하기 어렵다. 집을 짓는다는 십 몇 년만의 공동 목표 아래 일시적이나마 어렵게 시간을 포개어보지만, 둘의 마음이 아름답게 마무리 될 수 있을지, 그게 과연 어떤 길일지 생각해보게 만드는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