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건국되기 전 개척자들에 의해 세워진 '텔일란'이라는 가공의 마을이 배경. 조용하고 목가적인 마을이지만 왠지 활기없이 죽어가는 느낌의 이 곳에서 시골 사람들이 고요이 각자의 일상을 살아간다. 실린 여덟편의 단편 중 마지막 작품만 빼고 텔일란 마을 주민이 주인공이다. 노모와 함께 늙어가는 자, 고택을 팔고 도시로 넘어가려는 자, 독신으로 쓸쓸히 환자를 돌보는 여의사, 서른살 여인을 사랑하는 열일곱 소년 등. 일어나는 사건은 없고 단지 주인공들이 영위하는 일상 속에서 각자 마음 깊이 안고 있는 상처들이 소금처럼 작품에 간을 더한다. 조용한 음악과 함께 들으면 딱 좋은 졸린 분위기로 제목이 작품을 정확히 표현했다. 바쁘고 정신없는 일상에 치여 시적인 느긋함과 그림같은 한적함이란 마음의 치유가 필요한 자들에게 특히 효과적일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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