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의 눈부신 활약으로 용의 전사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 포. 마을 모든 어린이들에겐 영웅이자 희망이고 어른들에게는 치안을 보장해주는 멋진 젊은이로 자리매김 했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환대를 받고 아빠 새가 운영하는 식당은 아들의 후광에 힘입어 날로 번창하는 중이다. 하지만 포의 본능은 언제까지나 팬더. 여전히 먹는 것에 사족을 못쓰는 이 팬더의 수양이란 만두 한개를 입에 더 넣을 수 있느냐 마느냐로 국한되고, 시푸 사부의 가르침 '내면의 평화'는 포에게 '내장의 평화'로 탈바꿈하는 등 나름대로 자기만의 개성화를 추구한다. 배가 부르면 마음의 평화는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 포의 지론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과거를 모르는 영웅 주인공들이 꼭 한 번은 겪어야 하는 그 고뇌, '나는 대체 누구이며, 어디서 왔는가'에 포 역시 사로잡히고 만다. 배부름이 즉 행복이던 이 단순한 팬더에게 처음으로 자아찾기의 지난한 고통이 다가왔다. 어처구니없게도 포는 자신의 아빠가 친 아빠가 아니라는 사실에 처음으로 놀라고(포는 팬더고 아빠는 새인데), 간간하게 찾아오는 과거에 대한 영상 때문에 한밤 중에 소스라치며 잠에서 깨어난다. 그러던 중 시푸 사부의 부름을 받고 급히 달려간 포 일행은 대 중국이 엄청난 위기에 처해 있다는 사실을 전해 받는다. 자신의 선대에 대한 복수심으로 가득 찬 공작 새 셴이 왕가를 물리치고 중국을 손에 넣으려는 음모를 대놓고 드러내기 시작했던 것이다.
셴의 계획을 막을 수 있는 자는 쿵푸의 계승자인 자기들밖에 없다는 자부심 섞인 사명에 휩싸인 용의 전사들은 셴이 있는 곳으로 출발한다. 이제 막 '너는 사실 입양했어'라고 선언한 아빠 새는 포가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까봐 전전긍긍하지만, 그렇다고 떠나지 않을 일행이 아니다. 포는 꼭 돌아오겠다고 약속하고 아빠 새는 불안하지만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떠나며 포는 이번에야말로 나라를 위기에서 구하고 자신의 정체성까지 찾아서 돌아오겠다고 속으로 다짐한다.
정체성 찾기라는 꽤 무거운 숙제를 짊어졌지만 포의 본질은 어디까지나 엉뚱단순함이다. 일행 중 어느 누구보다 뚱뚱하고 무거워서 액션을 취할때마다 다른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야 성공하고, 숨길 수 없는 비대함 때문에 일행 전체를 위기에 빠뜨리기도 하면서 셴이 있는 중앙부로 다가간다. 타이그리스에게 한번 버림을 받을 정도로 수행 능력이 부족하지만 포에게는 주인공이 되라는 하늘의 운이 절로 따른다. 특유의 낙천과 유머로 액운마저 기회로 만드는 능력은 순식간에 셴이 기거하고 있는 탑의 꼭대기까지 다다르게 한다. 분노와 증오로 가득찬 막강한 적 셴의 최강점은 우아한 액션과 자신의 단점을 보완할 줄 아는 머리, 그리고 단단하게 잡고 있는 악으로서의 중심이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이 공작새는 포 앞에서는 이성을 잃고 흥분하며 우아함과 세련된 말투를 잃고 만다. 포 역시 셴의 공작꼬리무늬만 보면 순간적인 과거가 연상되어 천재일우의 기회를 자꾸 놓치고 만다.
영화 초입부부터 곧장 등장해 관객을 몰입시키는 화려한 액션은 중반부는 물론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더 화려해진다. 포의 뚱뚱한 액션은 다른 일행들의 날렵한 액션에 더해진 재치에 신이 나고 셴의 우아한 액션은 적이지만 아름답다는 감탄이 뒤따른다. 시푸 사부가 보여주었던 고귀하고 기품있는 '내면의 평화 수행 액션'은 한 번 죽을 고비를 넘긴 포에게 반전의 행운을 안겨준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을 몸에 묻히지 않고 옆으로 흘려 보내던 너구리의 액션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폭탄을 몸에 맞지 않고 상대방에게 반격하는 위력으로 변모하는 장면은 포의 뚱뚱한 몸이라서 가능하겠다는 생각도 들긴 하지만 드림웍스 제작진의 어처구니없는 발상에 반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셴이 멸족시킨 팬더 일행이 중국 산골 어딘가에서 살아가고 있음을 암시하는 마지막 장면 때문에 쿵푸팬더 3를 기대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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