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가 하늘이 내려준 인재라면 그들이 공통적으로 지니고 있는 재능은 하늘이 내려준 능력일 것이다. 보통 사람들도 각자 끌리는 분야에는 조금씩 재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범인의 재능이 천재들의 재능과 비교될 수는 없다. 천재도 결국엔 만들어진다거나 재능은 반복된 훈련의 결과라거나 하는 주장은, 이미 학자들이 속속들이 발표하고 있는 실험 결과나 수없이 출간되는 책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아직까지도 잠재적으로는 '역시 천재는 근본적으로 특별한 존재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사실의 반증일뿐이다.
확실히 천재는 하늘이 선택한 존재일수도 있다. 태어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엄청난 량의 수를 계산해내고 엄청난 량의 정보를 기억하는 그들은 남들과 다르다. 그리고 그런 능력은 타인의 부러움과 시기를 동시에 산다. 하지만 그 많은 천재들이 나중에 커서 모두 세상에 이름을 날리게 되는 것은 아니다. 자신들이 천부적으로 소유한 재능을 발달시켜 한 분야의 대가가 되는 천재는 극히 드물다. 여기서 인내도 재능이라는 결론이 도출된다. 아무리 특출난 능력을 가지고 있어도 그것을 일평생 추구할 수 있는 능력 즉, 인내와 끈기라는 보편적인 재능이 없다면 천재도 평범한 인생을 살다 죽는다.
그러므로 재능을 단련시킨다는 전제는 천재가 존재함을 인정함과 동시에, 비非천재가 천재로 거듭나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이다. 그렇다고 해서 자신의 평범함에 좌절할 이유는 없다. 무언가에 이끌려 그것을 통달하고자 하는 열망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재능이다. 무엇인가가 쉽게 주어진 사람에게 그것을 통달하고자 하는 열정과 의지는 쉽게 주어지지 않고, 마스터하고자 하는 분야에 온전한 삶을 바칠 열정이 갖추어진 자만이 결국 통달에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다.
여기서 다시 한 번 난관에 봉착한다. 많은 사람들이 어느 분야를 통달하고 싶어하기는 하지만 그 사람들 모두가 마스터가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1억명의 보통 사람들 위엔 2천만명의 우수한 사람들이 있고, 2천만 명의 우수한 사람들 위엔 400만명의 최우수한 사람들이 있다. 사백만명의 최우수한 사람들 그 안에서도 역시 또 우수하고 우수한 사람들이 있다. 그러니 무작정 열심히 한다는 것은 우수한 그룹 중에서 보통의 수준에 멈추게 될 수 밖에 없는 한계를 지닌 방법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최우수한 사람들 가운데서도 최고가 될 것인가를 생각해봐야 하는데 여기서 바로 '신중하게 계획된 연습'이라는 말이 나온다.
신중하게 계획된 연습의 최고 전제조건은 엄청난 시간의 투자이다. 세부적으로 보자면 이렇다. 엄청난 시간의 투자 아래 수없이 많이 반복하기, 엄청난 지식을 습득하기, 쓰잘데기 없는 일들에 쓰는 시간은 과감히 줄이고 선택과 집중하기, 높은 수준의 피드백 받기, 이미 잘하는 것을 반복하는데 시간쓰지 말고 못하는 것을 잘하도록 하는데 시간을 집중 투자하기, 등등. 그리고 핵심은 하나 더 있다. 별로 재미는 없지만 그냥 하기.
이런 식으로 하면 재능이 단련되겠구나, 하는 섣부른 판단 전에 전제되어야 할 조건이 하나 더 있다. 이 모든 것을 하려는 마음의 동기가 외적인 것에서 오는 것이 아니어야 한다는 점이다. 외적 동기는 처음에는 필요할 수 있다. 어린이들도 공부를 열심히 하는 이유는 재미가 있어서일수도 있지만 대개 부모님과 선생님께 칭찬이라는 보상을 받기 위해서인 것처럼. 하지만 이런 외적인 동기가 어느 순간에 내적 동기로 전환되지 않으면 안된다. 그래서 정말 자신의 순수한 내적 욕구에서 나온 재능을 단련시키고자 하는 의지를 탄탄히 다진 후라면, 다시 외적 동기와(저 라이벌 보다는 내가 먼저!) 결합하여 높은 수준의 성과를 얻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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