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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은 왜? 최고가에 자포스를 인수했나

gowooni1 2010. 8. 25. 16:44

 

 

 

큰 기업은 큰 기업만의 장점이 있고 작은 기업은 작은 기업만의 강점이 있다고들 하지만, 실상은 그렇게 만만치 않다. 대부분의 소비자는 네임 벨류를 중요시 하는 습성과 타인을 따르는 심리로 대기업을 선호하고 그와 마찬가지 심리로 구직자 역시 큰기업에 들어가고 싶어 안달이다. 물론 거기에는 여러가지 보상과 안정적인 혜택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가 포진되어 있으니 큰 회사 선호를 무조건적으로 나쁘게 볼 수만은 없다. 그게 바로 큰 회사의 강점인 것이다.

 

그럼 대체 작은 회사는 이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 것인지, 가 바로 작은 회사를 운영하는 사람들의 고민일 것이다. 대부분의 큰 회사들도 작은 회사에서 시작되었고 수없이 망해가던 경쟁사들을 헤치고 남아 지금의 큰 회사 되었다. 그러니 작은 회사라고 무조건 다 망하라는 법은 없다. 하지만 그 많은 역경과 고난을 물리치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작은 회사만의 차별화 된 강점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다른 기업들처럼 적당히, 라는 생각으로 운영되는 회사는 다른 기업들처럼 적당히 망하기 십상이다.

 

약육강식의 논리로 보자면 자포스는 아마존에게 인수되었으니, 먹혔다는 표현과 동급으로 인식가능하고 그 말은 즉슨 큰 회사가 작은 회사를 유입시켜 더 큰 회사가 되었다는 인식으로도 가능하다. 아마존의 입장에서는 자기네들보다 규모도 훨씬 작고 매출도 훨씬 작은 자포스였으니 크게 경쟁사로 인식할 것도 없었을 것이지만, 큰 기업은 예로부터 보다 먼 미래를 내다보는 법. 위험분자의 씨앗을 잘라낸 정도로 보아도 크게 이상할 것은 없다.

 

하지만 자포스가 다른 인수된 회사들과 다른 점은 여러가지가 있고 여기에 우리의 포커스가 집중되어야 할 것이다. 일단 자포스는 최고가에 인수되었다. 둘째로 자포스는 기존 직원들에게 치명타를 입히는 기업인수를 당하지 않았다. 셋째로 오히려 기존 기업문화를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조건을 전면적으로 인정받으며 인수되었다. 그러니까 좋고 쉽게 말하자면 아마존은 자포스를 최고의 조건으로 스타웃 한 셈이다. 아이티 쇼핑 업계 최고의 대물인 아마존에게 최고의 조건으로 스카웃 된 자포스는 얼핏 보아서는 인터넷 신발 전문 쇼핑몰인 것에 불과하니 참으로 의아한 일이다.

 

일단 자포스는 규모가 작았는데, 이 작은 기업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했다는 점에서 몸값을 높였다. 기업들에는 보통 그들만의 문화가 있다. 대기업에도 있고 중소기업에도 있고 하다못해 작은 가게에도 운영철학이 있다. 하지만 대기업에 존재하는 문서화된 기업문화는 고위 임원층만의 전유물이고 피라미드의 아래에 대부분 자리하고 있는 일개 직원들에게는 피부에 와 닿기는 커녕 냄새도 느낄 수 없는 추상적인 것이다. 하지만 자포스는 작은 기업이었고 그들이 내세운 기업문화는 사장의 것, CEO만의 것이 아니라 제일 밑바닥에 있는 사원이나 신입사원들에게까지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이었고 자부심의 원천이었다.

 

더 이상 먹고 사는 것만이 최고가 될 수 없는 이 사회에서 사람들은 다시 감성을 중시하기 시작했고, 자포스는 이를 정확히 포착했다. 고품질의 물건을 최저가에 판매하는 것은 이제 와서 새삼스레 차별화 될 수 있는 전략도 되지 못한다. 대신 자포스는 사람의 마음을 사기로 했다. 자신들은 신발을 파는 것이 아니라 감동을 파는 회사라는 것을 직원들 모두가 느끼고 실천에 옮긴 것이다. 고객의 입에서 '와우'하는 감탄사가 나올 만큼의 눈물나는 서비스를 파는 것이 자신들의 업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어느 곳에 가면 기분이 좋아지면 다시 가고 싶어지는 사람의 심리를 제대로 파악했다. 자포스의 매출은 75퍼센트가 기존 고객에 의한 것이니 다시 말하자면 그 어느 기업보다 최고의 재구매율을 자랑할 수 있는게 그들만의 강점 중 하나다.

 

그럼 자포스는 과연 어떤 식으로 고객 감동을 실현할 수 있었을까? 아주 특별할 것도 없지만 아주 평범하지도 않은 서비스 기업 자포스의 저력. 그리고 자포스만의 기업문화와 독특한 직원 존중. CEO 토니의 천재같지 않은 천재의 겸손한 능력 등. 그러나 역시 그 감동을 제대로 알려면 직간접적인 경험이 제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