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지는 않아도 비슷한 경도 위를 날아서, 제법 적당하다고 생각되는 시간에 해가 뜨기 시작했다.
창 밖으로 뭔가가 보일 때부터 시작되는 가도 가도 끝없는 땅덩어리가 지루하다 싶을 정도로 이어지는데도,
그렇기 때문에 더 지겹지 않을수도 있다는 걸 알았다.
지도를 펼치면 늘 시선을 가로로만 돌려 보았기 때문에 세로로 쭉 내려왔을 때 어떤 땅이 있을 거라는 기대는 해보지 않았다. 아무런 환상과 기대도 없으면 실망도 할 수 없기 마련이지만, 그런 감정이 별로 없다는 베이스에서 경이의 감정이 탄생할 줄은 몰랐다.
유럽 전체 땅의 1.5배에 가까운 땅, 남한보다 77배나 큰 땅, 그러면서도 인구는 우리 나라의 절반도 안되는 땅에는 인간 중심이 아니라 자연과 원래 살고 있던 것들이 더 큰 영향력을,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행사해야 했고, 또 실제로 어느 정도는 그랬다.
나라는 존재가 실은 굉장히 미미하고 보잘것 없을지도 모른다는 씁쓸하고 달콤한 경외감을 준다는 점에서
여행은 늘 좋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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