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Traveling-Outside/★호주Australia-Sydney

파빌리온 pavilion

gowooni1 2010. 8. 25. 00:05

상주하는 여행을 꿈꾸기만 하는 여행자는

상주하는 여행을 그럴싸하게 흉내내기는 할 수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머무는 기간동안 같은 가게를 여러 번 들르는 것.

 

오래 오래 머물 것처럼 울월스의 생필품 코너에서 샴푸와 화장솜을 들고 기웃거리고

자주 그랬던 것처럼 스타벅스에 가서 톨 라테를 시켜 마시고

괜히 같은 서점에 여러번 들어가 책 몇 권 살 것 처럼 둘러 보고

공원에 앉아 할 일 없는 사람처럼 멍 때리고

등등.

 

늘 마시던 커피 맛이 조금 지겨워져서

뉴사우스웨일스 미술관 건너편 보타닉 가든으로 들어가는 길목 카페의

 진한 레귤러 모카에 마음이 꾲혔는데

뭔가 한군데를 뚫었다는 적잖은 쾌감에

유치하게도 조금 즐거웠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