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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청춘에게

gowooni1 2010. 6. 13. 20:07

 

 

 

책 읽는 청춘에게

저자 우석훈  공저자 김혜남  공저자 노희경  공저자 홍세화  공저자 서진규  
출판사 북로그컴퍼니   발간일 2010.05.27
책소개 21인의 멘토가 추천한 책, 그 속에서 청춘의 답을 찾다!21인의 멘토가 20대에게 던지는 따뜻하면...

 

100년 가까이로 늘어난 인간 수명은 분명 시대를 잘 타고난 현대인들의 축복이라 할 수 있을 법도 한데 그건 그 시간을 제대로 활용할 줄 아는 인간에 한에서다. 더 길게 살고 싶지도 않은데 의학 기술이 몸의 생명을 쓸 데 없이 연장시키기만 한다면 축복이 아닌 불행이다. 불행을 축복으로 치환하기 위해서는 100여 년에 가까운 시간에 대한 계획을 잘 세우고 그에 따라 살면서 인생을 즐길 줄 알아야 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20대는 기초 체력을 다지는 시기임에는 틀림없다. 기초 체력을 튼튼히 세우지 않은 자는 롱런하지 못한다는 건 당연지사. 순간적 만족에 급급하며 사는 것도 좋지만 조금은 멀리 보는 안목이 옛날보다 훨씬 더 필요한 시대가 된 것이다.

 

요즘 20대는 예전 20대와 정말 많이 다르다. 스무 살이 어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제 겨우 기초 학력을 채운 풋풋한 '아가'일 뿐이다. 60살만 지나면 장수했다며 환갑 잔치를 치르던 조선 시대에는 스무 살은 어엿한 성인이었고 사회에서 한 사람의 몫을 담당해야 했으며 왕들도 스무 살을 전후해서 한 나라를 다스리기 시작했다. 한 나라라고 해봤자 고작해야 300~400만 명(조선 초)의 인구 정도 였으니, 이십 년 정도의 제왕 학습을 거치면 나라를 다스릴 수 있는 역량이 될 수 있었는지도. 요즘은 그보다 열 배 스무 배는 더 많은 인구를 다스려야 하니 적어도 마흔 살이 넘은 사람만이 대통령 피선거권을 가지고 있는가 보다. 두 세배는 더 인격적 역량을 쌓아야만 나라를 다스릴 수 있는 시대. 몇백 년 후 쯤 인간 수명이 200살이 되는 시대가 온다면 그때는 대통령 피선거권 제한 연령이 60세나 80세가 될 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지금의 20대는 역대의 20대들 보다 훨씬 더 긴 인생 계획이 필요하다는 건데, 문제는 이런 장기적 안목을 염두에 두는 20대가 그리 많지 않다는 사실이다. 사회가 정해 놓은 기준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20대라는 시간은 어느새 증발해 버리고 마는 것이 현실인데 장기적 안목을 가질 여유란 사치로밖에 안 들리는 것 같기도 하다.

 

[책 읽는 청춘에게]는 20대의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보았지만 탁월한 해답을 내릴 수 없었던 20대 대학생들이, 이미 한 분야에서 사회적 인정을 받고 있는 사람들을 롤 모델로 선정하여, 20대에게 해 줄 수 있는 조언과 함께 책 한 권 씩을 추천받는 식으로 엮여 있다. 인터뷰어가 20대이고, 또 그들이 요구한 대답이 제한적이다보니 21명의 멘토들이 제 각각 다른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하는 이야기는 전부 비슷하다.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것을 찾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과 정말 즐거운 일만 하라는 것, 남들처럼 살려고 애를 쓸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만을 찾아 할 것. 그리고 정말 책을 많이 읽으라는 것.

 

책의 구성이 단순하고 전달하는 메시지가 한결같아 읽어 내기에 어렵지 않고, 또 성공한 사람들의 뒷 이야기를 살짝 엿볼 수 있다는 흥미성도 있어 편한 책이다. 하지만 이 책을 기획한 사람들이 20대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대학생들뿐이다보니 의도나 메시지가 광범위하지 못하다는 것도 흠이다. 하지만 역으로 생각하면 이런 좁은 시야만이 20대 대한민국 대학생의 가지고 있는 시야의 전부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조금 답답해지기도 한다. 아니, 현 시대 어느 나라에 살든 20대란 하고 싶은 일을 찾는 시기이니 넓은 시야를 이미 가지고 있을 수는 없겠다.

 

어쨌거나 20대에 풀어야 할 숙제를 그 시기 안에 해내지 못하면 30대로 넘어갈 것이고, 인생은 자꾸 자꾸 자기 뜻대로 되지 않을 것이니 '그 때에만 할 수 있는 것을 그 때 안에 이루는 것'은 무척 중요한 듯 싶다. 진부한 말을 하려는 게 아니라, 인생에 정말 내일이란 건 존재하지 않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