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 엘리어트

 

 

 

 때는 1984년, 대처 수상이 영국 정세를 휘어잡으며 강도 높은 전국가적 구조조정을 시행하던 시기. 이미 영국은 오래전에 (산업혁명의 발상지임에도 불구하고) 전쟁 후를 이은 오랜 경기침체로 초강대국의 위상을 잃어버린 상태였다. 사람들은 가난했고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천직인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노동조합을 결성하여 정부 정책을 강렬하게 비난했다. 대처를 욕하면서도 몇달동안이나 보수도 받지 못한채 굶주리며 파업을 했다. 그리고 영국 북동부의 작은 탄광촌 더럼주의 광부들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빌리 엘리어트의 아버지 재키와 형 토니 역시 더럼의 광부였고 빌리는 이 가난한 집안에서 겨우 끼니를 떼우며 유년기를 보내는 중이었다.

 

 

비축해 둔 돈을 축내며 살아갔지만 그런 빌리에게 아버지 재키는 권투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는데 그건 남자라면 자기 몸 하나쯤은 지켜낼 줄 알아야 한다는 재키의 철학 때문이었다. 없는 형편에서도 매주 50센트를 쥐어주며 권투 수업을 강요했지만 안타깝게도 빌리에게는 권투에 대한 재능이 눈꼽만큼도 없었다. 아니, 그보다 빌리는 서로 치고 박기만 하는 권투의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했으며 따라서 노력도 전혀 하지 않았으니 빌리에게 권투의 재능이 없는건 당연했다. 그러던 중 권투 연습장 옆에 발레 클래스가 들어오게 되고 빌리는 오히려 몸을 움직이는 발레에 이끌리고 만다.

 

 

빌리에게 발레는 여자애들이 튀튀를 입고 예쁜척하기 위한 허영이라기 보다 몸을 마음껏 이용하여 자신의 내부를 표출할 수 있는 춤일 뿐이었다. 열한살의 빌리는 매주 아버지가 권투를 하라고 주는 50센트를 발레 클래스에 사용하며 점점 더 춤의 세계로 빠져들고 만다. 아버지가 알면 반대할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빌리는 발레에서 빠져나올수가 없는데 집에서나 길거리에서나 학교에서나 발레 생각뿐인 빌리에게는 나중의 일은 나중의 일일 뿐이다.

 

 

 

 하지만 비밀은 탄로나기 위해 존재하는 법. 권투 클래스 선생이자 재키의 아버지 조지는 그의 친구에게 어쨰서 빌리가 권투 클래스에 나오지 않는거냐면서, 만약 50센트가 부담이 된다면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좋으니 빌리를 권투 수업에 보내라고 한다. 재키는 매주 50센트를 가져가는 빌리가 그 돈을 어디에 사용하는지 알아내야겠다고 생각한다. 파업을 하는 중이라 50센트는 재키의 가정에 결코 작은 돈이 아니었으며 만약 이 돈이 잘못 사용되었다면 그건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은 들켰다. 재키는 여자애들 사이에서 발레 연습을 하고 있는 빌리를 발견하고, 빌리는 그런 아버지와 눈이 마주치자 그만 얼어붙고 만다. 빌리는 이제 더이상 발레를 할수도, 권투를 할수도 없게 되었다. 그에게 50센트는 허용되지 않았고 빌리는 발레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채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고 만 것이다.

 

 

 

하지만 빌리의 재능을 알아본 윌킨스 선생은 빌리에게 로열 발레학교 입학 오디션을 권하고, 그리하여 둘만의 비밀 연습이 시작된다.

 

 

 

그러는 사이 파업은 더욱 극도로 치달아, 빌리의 형 토니가 경찰에 잡혀가고 그가 재판받는 날 빌리와 아버지는 토니를 데려오게 된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그날은 바로 빌리의 오디션 날이었던 것이다. 빌리는 오디션을 볼 기회를 놓쳤다.

 

 

 집까지 찾아온 윌킨스

 좌절하는 빌리

 

 시간은 흘러 때는 크리스마스. 빌리는 춤에 대한 열정을 잊지 못한 채 그동안 분출하지 못했던 춤을 그의 아버지에게 보여주게 되고,

 

 춤이라면 하나도 모르는 재키라도 빌리의 재능을 알아보고 말았다.

"빌리가 어쩌면 빌어먹을 천재일지도 모른다."

 파업 중이라 돈이 하나도 없는 재키에게, 빌리의 오디션을 위한 런던까지의 여비를 마련할 수 있는 방법은 그의 죽은 아내 사라의 패물을 파는 것 뿐.

 

 으리으리한 로열 발레학교에 영국 북동부 더럼 시골 출신 빌리는 기가 죽고

 긴장한 채로 오디션을 치른 후

 합격 통지!

 기뻐서 동료들에게 소식을 알리러 달려가는 재키는

 "빌리가 해냈어!"

 그러나 동료들은 매정하게도 이렇게 말한다.

"자네 아직 못들었나? 노조가 정부에 항복했어. 우린 내일부터 일하러 나가야 해."

하지만 재키에게는 오히려 잘된 일일지도 몰랐다. 왜냐하면 이제부터 빌리의 학비를 벌어야 하니까.

 빌리 : 아빠. 나 힘들면 돌아와도 되죠?

재키 : 장난하냐? 네 방 벌써 세놨다.

 

 빌리 : 선생님을 잊지 못할거에요.

윌킨스 : 아냐. 넌 잊을거야. 그리고 너만의 인생을 찾아야 해.

 시간은 흘러 드디어 빌리가 백조의 호수 남자 주연으로 공연하는 첫번째 날

 THE END.

 

C.F 1. 실화가 바탕이라고 함

C.F 2. 책으로 읽어도 재밌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