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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세의 사랑

gowooni1 2009. 11. 30. 22:23

 

 

 

헤세의 사랑

저자 헤르만 헤세  역자 이재원  공저자 폴커 미헬스  원저자 Hesse, Hermann  
출판사 그책   발간일 2009.06.05
책소개 세대를 초월해 사랑받는 대문호 헤르만 헤세를 만나다. 헤세가 고민하는 사랑의 참 의미를 통해서 진정...

 

헤세의 작품 세계는 그의 소설을 단 한권만 읽어봐도 어렴풋이 느낄 수 있다. 그의 수많은 작품들은 거의 하나의 주제의식으로 연결되는데 아마 그의 인생 자체가 그 주제를 구현하기 위한 수행의 과정이었다고 해도 부족하지 않을 것이다. 그는 명민한 정신으로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았지만 외부 세계와 단절한 채 자신만의 세계만 고집하지 않았다. 깨어있는 눈으로 세계를 고찰하고 더욱 더 높은 정신세계를 구축하여 양차 세계대전으로 황폐해진 사람들의 세계관을 한차원 높이려고 노력했던 헤세. 세계를 사랑하고 인간을 사랑한 그의 귀결은 항상 같은 궁극을 향했다. 좀 더 '진정한 인간'이 되는 것,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그의 시대인 20세기 초반 이 지구에는 헤세 말고도 엄청난 작가들이 펜대를 붙잡고 외쳤다. 진정한 인간이 되라, 인간적 가치를 상실하지 말라, 물질이 전부가 아니다, 전쟁은 파멸의 지름길이다, 등등. 국가적 사회적 가치와 맞지 않아 망명에 망명을 거듭하면서 세계와 타협하지 않고 자신의 사상을 고수한 그 작가들에게 존경의 박수를 보낸다. 이에 비하면 일본제국치하에서 어설프게 현실과 타협했던 우리나라 간판작가들의 그릇이 얼마나 작았는지 알겠다. 자신의 사상을 지키기보다 현실에 굴복한 사람들. 자신의 삶이 일관되지 못했던 자들이 쓴 글에 과연 얼마나 많은 대중이 감화를 받겠느냐는 말이다. 잠시 이야기가 옆으로 샜다. 어쨌든 말하고자 하는 바는 이것이다. 헤세가 주장한 '진정한 인간'이 다른 자들의 인간상과 다를 수 있는 차별성은 '된 사람'이 되라는 의미에서 드러난다. 그리고 헤세는 자신의 글과 행동이 일치되어 독자들의 감화를 자연스럽게 이끌어내는 본보기적 작가였다.

 

그는 진정한 인간이 되기 위해서는 진정으로 사랑하는 마음을 지녀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런 마음가짐을 자신의 작품이나 서신, 시 중에 항상 녹여냈다. 그가 생각하는 사랑은 이상적이다.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바쳐 사랑함으로써 자기 자신의 인생이 더 풍부해지는 사랑, 다 주기는 하나 희생적이라기 보다는 숭고한 사랑을 노래하는 그에게 이기적은 사랑은 없다. 하지만 그가 이러한 이상적인 사랑에 대한 생각을 정립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인생을 통한 시행착오와 깨달음의 과정이 필요했다. 85년의 긴 생애에 3번의 결혼생활을 한 헤세의 삶이 좀 더 성숙한 인간으로서의 완전한 사랑의 모습을 깨닫게 만들었을 것이다.

 

헤세 문학 연구가인 폴커 미헬스는 헤세의 전 작품 속에 있는 작가의 생각들을 주제에 따라 분류하여 아포리즘집을 엮었다. '헤세의 사랑'은 유리알 유희, 데미안, 싯다르타, 황야의 이리 등 소설에서부터 헤세가 주변 사람들에게 보냈던 편지, 시 들 중에 녹아있는 '사랑'에 대한 생각들을 따로 모은 책이다. 당연하게도 여기에 나오는 아포리즘들은 전부 '진정한 사랑'에 대한 고찰이다. 자아 중심적이거나 이기적이고 이해타산적인 사랑은 찾아볼 수 없다. 이런 생각의 결실들을 얻기 위해 헤세가 추구하며 살아간 인생의 모습이 어떠했을까 궁금해진다. 아마 진정한 구도자의 모습이 아니었을까? 폴커 미헬스는 헤세라는 위대한 항성의 주위를 맴도는 하나의 행성으로서 굉장히 행복했을 것이다. 작가의 노고에 헤세를 사랑하는 한명의 독자로서 감사의 마음을 보낸다.

 

"무언가를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우리에게 큰 구원인가!

 

"사랑이 충분치 않을 때 언제나 악이 생겨납니다.

 

"그는 사랑을 하면서 자기 자신을 발견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랑할 때 자신을 잃어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