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중독-Reading/문학*문사철300

위대한 개츠비

gowooni1 2009. 8. 18. 12:33

 

 

 

위대한 개츠비

저자 F.스콧 피츠제럴드  역자 황성식  원저자 Fitzgerald, Francis Scott  
출판사 인디북   발간일 2001.07.21
책소개 20세기 미국문학을 대표하는 장편소설. 무능력한 부모에게서 태어난 개츠비는 성공의 야망을 품고 육군...

한 남자가 있었다.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난 그는 불행하게도 처지에 맞지 않는 큰 야망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게 태어난 대부분의 사람들이 처지보다 야망을 버리는 데에 비해 그는 야망이 아닌 처지를 버렸다. 이 세상 어딘가에 자신의 야망을 충족시켜줄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가지고 과감하게 집을 떠났던 것이다.

 

그리하여 그는 세상을 떠돌아 다녔다. 잘 곳과 먹을 것이 해결되는 일이라면 가리지 않고 다 하면서 때를 기다렸다. 그는 기다릴 줄 아는 사람이었다. 인내와 끈기를 가지고 적당히 현실과 타협하지 않았다. 자신이 해야 할일과 있어야 할 곳, 사랑해야 할 사람을 언젠가 만날 거라고 믿으며 자신을 좀 더 괜찮은 사람으로 단련시키는 일에 시간을 투자했다. 교양을 쌓고 품격있는 말투를 몸에 익히고 예의바르게 사람들을 대하는 방법들을 터득했다.

 

그러다 전쟁이 터졌다. 그는 본능적으로 이것이 자기 인생의 기회임을 직감했다. 군에 지원하여 공무원이라는 안정된 위치를 확보하고 가난함을 가려주는 군복을 얻었다. 야망이 큰 그에게 있어 군대는 그의 사회적 위치를 상승시켜주는 훌륭한 체제였다. 그는 적당한 공을 세워 승승장구했고 조직의 위엄을 후광삼아 상류층 사람들과의 인맥을 확보해나갔다. 그리고 거기서 그는 자신이 일생을 거쳐 사랑해야 할 여자를 만났다.

 

둘은 너무나 사랑했지만 그에게는 군복을 벗으면 아무것도 남는 것이 없다는, 그러나 군복을 입고 있으면 언제 어디로 발령이 날지 모르는 모순이 존재했고 여자는 상류층 여자들이 대부분 그러하듯 돈과 안정이 없으면 살지 못했다. 그는 괴로웠다. 조금이라도 빨리 여자에게 경제적으로든 심적으로든 안정있는 생활을 보장해주지 못하는 자신의 처지가 슬펐다. 그러다 그는 먼 곳으로 발령이 났고 여자는 다른 돈 많은 남자와 결혼을 하고 말았다.

 

남자는 여자를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이를 악물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은 채 돈을 모았다. 그리하여 그는 부자가 되었다. 궁궐같은 저택을 사고 그 저택에서 초대하지도 않은 수백명의 손님을 수용할 수 있을만큼 호화로운 파티를 계속 열었다. 그가 초대하지 않은 손님까지 넉넉하게 포용한 것은 그의 인간성이 관용으로 넘쳐 흘러서가 아니다. 언젠가 자신의 호화로운 파티에 대한 소문이 사랑했던 그 여자의 귀까지 들어가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남자는 드디어 그녀를 만났다. 하지만 자신의 상상과 기대속에서 무럭무럭 자란 그녀에 대한 환상은 현실과 거리가 있었다. 남자는 그녀가 가진 매력의 본질을 간파하고 말았던 것이다. 풍요롭고 화려한 생활 속에 자신의 본질을 감추고 그저 밝게 살아가는 그녀의 아름다운 목소리는 바로 짤랑거리는 돈의 소리였던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여자에 대한 남자의 사랑이 식은 것은 아니었다. 남자의 야망은 거의 다 채워졌다. 단 하나, 그녀를 아내로 맞이하는 것만이 부족한 부분이었다. 그는 그녀를 아내로 맞이하기 위해 그녀의 남편과 다투었고, 그 일이 계기가 되어 그는 결국 엉뚱한 오해로 전혀 다른 사람에게 총을 맞았다. 그의 호화로운 저택의 수영장 튜브 위에 누워 총을 맞은 그는 그렇게 허망하게 죽어갔던 거다.

 

매일 밤 수백명의 사람들이 드나들던 그의 저택은 순식간에 공허한 종이집이 되고 말았다. 그의 장례식에는 옆집 친구 한 명과, 별로 친하지도 않았던 한 사람, 그리고 그의 아버지만 참석한 채 조촐하게 치러졌다. 매일 그에게 공짜 술과 음식을 먹었던 그 어느 누구도 이미 죽어버린 그에게 관심을 주지 않았다. 하다못해 그가 그렇게 얻으려고 노력했던 그녀마저도 그의 죽음을 외면했다. 그리고 그런 동부 사람들의 기질에 진절머리가 난 옆집 친구인 주인공은 자신의 생활을 정리하고 서부의 고향으로 돌아와 버렸다.

 

개츠비의 삶과 죽음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야망과 사랑과 알맹이 없는 삶이 허무하다는 것을 논하게 만들기 보다, 인생의 모든 측면에서의 본질을 한 번 쯤 돌이켜보게 만든다. 여기서 누가 옳고 그르며 못되고 착하다를 논하는 것이 얼마나 무의미한지 깨닫게 되며 결국 진정한 인생이란 어떤 식으로 살아가야 하는지도 숙고해보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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