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중독-Reading/문학*문사철300

자아의 신화를 이루는 연금술사

gowooni1 2009. 6. 2. 19:05

 

 

 

연금술사

저자 파울로 코엘료  역자 최정수  
출판사 문학동네   발간일 2001.12.01
책소개 1987년 출간이후 전세계 120여 개국에서 변역되어 2,000만 부가 넘는 판매량을 기록한 책. ...

 

산티아고는 양치기다. 그가 다른 양치기와 구별되는 건 글을 읽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산티아고는 교육을 받았지만 여행을 하고 싶다는 자신의 소망을 이루기 위해 양치기를 하기로 결심했다. 아버지는 그런 아들을 말리지 않았다. 자신도 젊었을 때 여행을 하는 삶을 살고 싶었지만 이루지 못했다. 그래서 산티아고에게 금화 세개를 주며 양을 사라고 한다.

 

그는 이 년간 양치기로 세월을 보냈다. 안달루시아 지방을 돌아다니며 60마리의 양을 몰았다. 양들에게 필요한 풀과 물을 찾아 떠돌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 여행을 실컷 했다. 그런 그에게 집시와 왕이 차례로 나타났다. 집시는 산티아고에게 보물을 찾으면 1/10을 달라고 요구했고, 왕은 현재 가지고 있는 양의 1/10을 요구했다. 산티아고는 반드시 보물을 찾게 될거라는 표지를 내려 주면서. 그래서 산티아고는 보물을 찾아 이집트에 있는 피라미드에 가기로 했다.

 

배로 2시간을 걸려 그는 아프리카 땅을 밟았다. 고작 두 시간 밖에 걸리지 않는 그곳에는 유럽과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져 있었다. 그는 거기서 자신의 보물을 찾게 될 거라는 기대감에 부풀었지만 양을 팔고 남은 전재산을 도둑맞고 만다. 하루 아침에 말도 전혀 통하지 않는 이국 땅에서 빈털털이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러나 마음은 오히려 홀가분해졌다. 어쨌든 자신은 보물을 찾을 거라는 믿음이 확고했다.

 

그는 크리스탈 그릇을 파는 상점에서 1년간 일을 했다. 일을 하는 동안 가게는 번창해서 산티아고는 양을 120마리나 살 수 있는 돈을 모을 수 있었다. 그는 점점 보물을 찾겠다는 생각보다는 고향으로 돌아가 다시 양을 칠 나날을 기대했다. 드디어 가게를 그만 두는 날, 그는 생각을 고쳐 먹었다. 양은 언제든 돌아가서 칠 수 있고, 지금은 고향보다 적어도 2시간 거리만큼 보물에 가까이 와 있으니 보물을 찾아 나서자고. 그래서 다시 이집트로 가기로 결심했다.

 

그는 사막을 건너면서 많은 일을 겪었다. 사람들을 만나고 사막의 언어로 대화하는 법을 깨우쳤다. 만물의 정기를 느끼는 우주의 언어를 알게 되었다. 죽을 고비도 여럿 넘겼고 사막의 오아시스에서 사랑하는 여인도 만났다. 그는 지금까지 이루어 온 것들을 통해 안정된 삶을 제안받았다. 많은 재화를 모았고, 오아시스 부족의 고문 자리를 제안 받았다. 그 제안을 수락해서 오아시스에 머물게 되면 사랑하는 여인과 결혼해서 안락하고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산티아고는 자신의 표지를 놓치지 않았다. 보장된 안정된 삶을 살면 그럭저럭 괜찮은 삶일지도 모른다. 1년 동안은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할 것이고 2년 동안은 부족 사람들을 위해 자신의 능력을 쓸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순간에도 항상 산티아고의 주위에는 보물을 향한 표지가 맴돌아 그를 괴롭힐 것이다. 산티아고는 자신의 선택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 억지로 눈을 감고 귀를 막아 버림으로써 표지를 무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표지는 언제나 그의 곁에 있지 않다. 4년 정도 지나면 표지는 그에게서 떠나 버릴 것이다. 그러면 산티아고는 지난 날 쫓지 못한 보물을 언제까지고 그리워하며 후회하는 삶을 살 것이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표지를 무시하지 않기로 했다. 우주의 언어, 만물의 정기가 이끄는대로 자신을 내던지기로 했다. 사랑하는 여인은 그를 기다려줄 것이다. 만약 여인이 정말 그를 사랑한다면 자신의 연인이 돌아올때까지 기다릴 것이다. 산티아고를 정말 사랑한다면 그가 자아의 신화를 이루어 가기를 함께 바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산티아고는 자아의 신화를 찾기 위해 오아시스를 떠났다.

 

마침내 그는 피라미드를 보았다. 그 광경은 아름다운 것이었다. 분명 그 근처에 보물이 있을 거였다. 산티아고가 또 하나의 표지를 발견하고 땅을 파기 시작했을때 군에서 이탈한 자들이 나타나 그를 의심하고 구타하기 시작했다. 산티아고의 몸을 뒤져 전재산인 금 한조각을 빼앗아버렸다. 하지만 그는 거기서 좌절하지 않았다. 그들이 바로 보물의 위치를 알려주는 마지막 표지였다. 산티아고가 예전 양치기였을때 한번 쉬었던 버려진 교회의 나무 아래, 보물이 있던 것이다.

 

수 많은 시간과 힘과 돈을 들여 세상을 돌고 돌았지만 결국 보물은 친숙한 곳에 있었다. 그런 산티아고는 하늘을 향해 소리친다. 왜 자신을 그렇게 고생시켰느냐고. 그러자 그를 인도했던 연금술사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러지 않았더라면 피라미드의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었냐고. 오아시스에서 사랑하는 여인을 만날 수 있었냐고. 산티아고는 자신이 발견한 보물 중 1/10을 집시에게 건네주기로 한 약속을 상기하고, 이제 사랑하는 여인이 기다리는 곳으로 간다.

 

산티아고의 보물. 그건 과연 최후에 발견한 금은보화일까, 아니면 여행의 경험일까, 아니면 사랑하는 여인일까. 아마 전부 다라고 말할 수 있을 거다. 그리고 우리는 그의 이야기에서, 눈에 보이는 안락한 생활보다 끊임없이 자아의 신화를 이루면서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지혜라는 보물을 발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