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너비 재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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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클린 부비에 케네디 오나시스. 애칭은 재키. 미국 최연소 퍼스트 레이디이자 존 F 케네디의 아내. 케네디 암살 후 그리스의 선박왕이자 최고 부자 아리스토틀 오나시스와 결혼하여 다시 경제적 안정을 찾고 오나시스 사후 미국에서 여성 중 50위 안에 드는 재력을 확보. 이후 출판사에 취직하여 편집인으로서의 20년 삶을 살다 암으로 1994년 64세의 나이로 사망. 이 화려한 경력의 여자를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녀처럼 파란만장한 삶을 산 여성은 그 이전에도 이후에도 드물다.
몇 년 전, 재키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을때 이런 화려한 이력에 이끌려 그녀를 조사해 보았지만 국내에 출판된 책에는 그녀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가 소개된 책이 별로 없었다. 고작해야 '재키 스타일'이라는 패션에 관계한 책이 있을 뿐이었다. 그녀는 자신만의 스타일을 창조할 정도로 패션감각을 가지고 있었으니 그런 책이 출판된 것은 당연하지만, 그 책 역시 그녀의 모든 것을 알려주기에는 부족했다.
하지만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녀는 자신의 삶을 즐기고 싶어했고, 자서전 같은 것을 남겨야 할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그녀는 단지 삶을 영위하고 싶어했다.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받는 자리에 있으면서도 사생활은 굳건히 지키고 싶어했고 인터뷰도 거의 하지 않았으며 언론이나 파파라치들에게 사진 찍히는 것을 무척이나 싫어했다. 그러니 그녀에 대해 나온 책들은 재키라는 사람을 외부에서 본 입장으로서만 쓰여진 책이다. 진정한 그녀의 내면을 다룬 책이 있을 수가 없다.
재키 in New York
워너비 재키(What Jackie Taught Us)역시 철저하게 외부인의 입장에서 쓰여진 책이다. 한 사람이 그녀의 외적인 삶과 간간히 남아있는 기록들을 조사하고 나름의 분석과 일관성 있는 주제를 부여하여 썼다. 재키라는 한 여성의 삶을 알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분명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니 도움이 되겠지만, 지나치게 자기계발적 성격을, 그러니까 상업적 성격을 지닌 책이란 것을 알면 실망스러울 수도 있다. 저자는 그녀가 8가지 측면에서 우리들에게 뭔가 가르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보건데, 좀 끼워맞췄다는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저자가 독자에게 보내는 메시지는 오직 한가지 뿐이다. 재키처럼 되려면, 오로지 자신을 철저히 파악하고 자기 내부에서 나오는 목소리에만 따르는 삶을 살 것. 재키가 재키였던 이유는 정말로 의미있는 일에만 시간을 썼고, 남들이 원한다는 이유로 시간을 쓰지 않았다는 것. 그녀는 언제나 '남'이 아닌 '자기 자신'이 되기 위해 모든 집중을 기울였으며 그랬기 때문에 온전한 자신의 삶을 살 수 있었다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이다. 그러니 억지로 자신이 하고 싶지도 않은 일에 남들이 권한다는 이유로 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도 없다고 저자는 말한다. 적어도 재키처럼 살려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것만을 위해 시간을 써야 한다. 시간을 쓴다는 것은 인생을 산다는 말에 다름 아니다. 즉, 하고 싶은 일만 하며 살아라,가 메인 디쉬다.
8가지 메시지를 억지로 지은 기분이 들긴 해도, 내용이 나쁘지는 않다. 오히려 그런 저자만의 목소리가 잔잔하게 와닿기도 한다. 전반적인 재키의 전기를 짤막하게 보면서도 그녀의 삶 속에서 건져낸 그녀만의 삶을 영위한 비법이 정리되어 있으니 충분히 읽어볼만한 가치는 있다. 특히 멋진 여성이 되고 싶은데 아직 멘토를 찾지 못한 여자에게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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