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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함께 성장하는 책]을 찾는 경지에 이르기 위해

gowooni1 2009. 5. 4. 23:10

 

 

 

생각을 넓혀주는 독서법

저자 모티머 J. 애들러  역자 독고 앤  원저자 Doren, Charles Van  
출판사 멘토   발간일 2008.11.15
책소개 저자가 전달하는 내용을 빠르고 체계적으로 이해한다! 『생각을 넓혀주는 독서법』. 빠른 시간 안에 ...

 


독서를 많이 하는 사람에는 급이 있다.

1.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그때 그때 흥미로운 것만 읽는 사람.

2, 유익한 책을 많이 읽고 싶으나 아직 길을 찾지 못한 사람.

3. 어느 정도 자기만의 독서 로드맵과 독서법까지 익힌 사람.

4. 자신의 독서 로드맵대로 '제대로' 읽으며 모든 종류의 책에 대하여 나름의 노하우를 가진 사람.

 

말할 것도 없이 4번의 독자는 모범적이고 이상적이다. 자기만의 독서법을 통달함은 물론 자신만의 이론적 체계도 충분히 세울수 있는 사람이므로, 모티머 J. 애들러의 How to read a book(우리말 번역 : 생각을 넓혀주는 독서법)이란 책은 별로 필요치 않을 것이다. 이 [독서법의 바이블]은 1~3번 또는 그보다 수준이 낮은 독자들에게 매우 유용한 책이다.

 

책을 싫어하는 사람보다는 좋아하는 사람이 낫고, 좋아하기는 하지만 읽지 않는 사람보다는 직접 읽으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나은 것은 사실이다. 예전과 달리 각종 영상매체와 미디어의 천국인 세상에서 종이에 인쇄된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줄었으므로, 책을 좋아하고 읽으려는 노력을 하는 사람은 분명 칭찬받아야 마땅하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독서를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하며, 독서의 질을 꾸준히 높이려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아무리 다독가多讀家가 된다해도 소용이 없다. 그러다가는 머리만 커진 바보ㅡ정크푸드만 잔뜩 먹고 소화를 못시킨 돼지ㅡ가 되기 십상이다.

 

애들러는 이 책을 1940년대에 처음 써서 출판했다. 이 책은 지금까지도 꾸준히 재판되어 전세계적으로 팔리고 있으며, 이미 독서법의 정석임을 세월을 통해 검증받았다. 지금껏 독서법에 대한 책을 많이 읽어왔지만, 독서법에 관한 책이 명작이라고 느끼기는 이번이 처음이니, 이 책은 분명 어줍잖은 경험으로 OO독서법 이라며 출판된 기존의 다른 책들과는 명백히 차원이 다르다. 독서법에 대한 책을 읽고 싶다면 쓸데없는 책을 많이 읽기보다 제대로 된 이 책을 여러번 반복해서 읽는 편이 백번 낫다.

 

이렇게 잔뜩 기대를 부풀리게 하긴 했지만 실제 내용이 대단히 획기적이건 아니다. 진리는 단순한 법. 이 책도 지극히 독서법의 진리를 담고 있다. 수 많은 명언 중에도 가장 와닿았던 건, 독서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어려운 책을 읽으려는 노력을 꾸준히 해야한다는것과 독자와 함께 성장하는 책을 읽으라는 말이다. 여기서 후자에 대해 생각해 볼 가치가 있다. 독자와 함께 성장하는 책이란 과연 무엇일까.

 

우리는 어느 시절에 어떤 책을 읽고 매우 감명 받은 경험이 있다. 그 당시에는 마음에 뿌듯해지며 그 책을 두고두고 간직하다 나중에 또 한번 읽고 싶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그 책을 다시 읽었을 때, 우리는 예전에 받은 감동을 못느낄 때가 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독자가 그 책의 내용보다 더 성장했기 때문이다. 이는 분명 좋은 현상이다. 예전의 나보다 현재의 내가 더 커졌으므로 더 좋은 책을 읽어 다시 마음을 성장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말 좋은 책'은 이와는 약간 다르다. '정말 좋은 책'은 다시 읽었을 때 새로운 감동을 주고, 또 다시 시간이 지나 읽었을 때 더 큰 감동을 준다. 그건 우리가 경험한 인생에 비례하여 우리의 이해도가 성숙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물론 그런 책을 쓴 저자는 언제나 독자보다 한수 위에 있었던 거다. 이런 책이야 말로 '독자와 함께 성장하는 책'인 것이다.

 

이 책이 독서법에 관하여 상당히 자세한 지침을 일러주고 있는 실용서적임은 분명하지만 결국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건 1. 통합적인 독서를 할 수 있을 만큼 꾸준히 성장해야 한다. 2. 자신만의 양서 목록을 만드는 등 오직 자기만의 독서 철학을 세워라. 이 정도라고 보면 무난하다. 스스로가 만족할만한 경지의 독서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저자가 말한 독서법을 전부 읽을 필요는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문학, 철학, 과학, 사회 서적등 모든 분야를 망라하여 읽는 방법을 터득하고 그 법을 알려주는 부분 사이사이에 있는 저자만의 독서철학을 찾아보는 것도 쏠쏠한 즐거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