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중독-Reading/철학*문사철100

'진짜 나'를 찾아서 - 우파니샤드

gowooni1 2009. 1. 12. 20:44

 

 

 

우파니샤드

저자 편집부  역자 이재숙  
출판사 풀빛   발간일 2005.03.15
책소개 인도 철학사의 다양한 지혜를 전해주는 고전 우파니샤드의 주요 내용을 풀어쓴 책. 우파니샤드란 말은 ...

마음의 평화가 목적이든, 미용 또는 다이어트가 목적이든 간에 요가를 해 본 사람이라면 이런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세요'. 이 말에는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면서 내가 누구인지, 진짜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라는 심오한 의미가 있다.

 

나는 보통 뭔가를 시작할 때, 그것에 대한 이론이나 개론을 한 번 훓고 지나가는 성격이다. 스포츠 댄스를 배울 때에도 그랬고, 재즈 댄스를 배울 때에도 그랬지만 보통 2~3권의 책은 읽고 시작한다. 물론 요가도 예외는 아니었다. 요가에 대한 책 몇 권을 읽고 가면 수련하는 데 좀 더 도움이 되지는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였지만, 요가는 다른 운동과는 확실히 달랐다. 요가는 운동이라기 보다는 철학에 가까운 종류의 것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이론서들도 차원이 다르게 심오하다. 요가에 관한 이론적 지식을 습득하다보면 '우파니샤드'가 뭔지 대충 알게 된다. 요가가 있게 된 그 근본적인 철학, 인도 철학의 근원이 바로 우파니샤드다.

 

다른 종교서적들은 보통 지은이가 존재한다. 성경이 그렇고, 코란이 그렇고, 반야심경이 그러하다. 종교적 계율을 지은 저자와 시대가 딱 말할 수 있을 성격의 것이다. 그러나 우파니샤드는 좀 다르다. 저자도 한 사람이 아니고 지은 시대도 딱히 꼬집어 말할 수 없다. 수 많은 저자가, 수 백년의 시대에 걸쳐서 쌓은 진리들을 모아서 집약한 것이 우파니샤드다. 그렇기 때문에 우파니샤드는 종교가 아니라고 한다. 사실 이 책에서는 신을 찾을 수 없다. 물론, 신은 고대 서적의 성격만큼 등장하긴 하나, 신을 찾을 수 없다는 말은 절대적인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신은 단지 인간이 자신의 참 모습을 찾기 위해 등장하는 들러리들일 뿐이다.

 

 모든 인간은 각자 소우주다. 내부에 참자아가 있으며, 이 참자아(아트만)을 찾는 것만이 유일하게 행복해지는 길이라고 말한다. 자신의 내면으로 침잠하라는 소리는 바로 아트만을 찾으라는 뜻이다. 그러나 아트만은 아무나 찾을 수 없으며 진정 자신의 내부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만이 찾을 수 있다. 일상 생활을 살아가는 우리는 아트만이 아니다. 개체아(個體我)이다. 개체아는 이 세상을 살아가느라 바쁘다. 우리는 흔히 개체아를 참자아라고 착각하고 있지만 실은 그렇지가 않다. 내 내부에 존재하고 있는 신神적인 존재. 그것이 바로 아트만이다.

 

우파니샤드, 하면 사람들이 알고 있는 상식 정도는 바로 '범아일여(梵我一如)'사상이다. 범梵은 브라흐만을 한자로 옮긴 것이다. 아我는 '나'를 말한다. 즉, 브라흐만과 나는 같다는 뜻이다. 그럼 브라흐만은 뭘까? 그것은 우주적 참모습이다. 진짜 나, 아트만은 진짜 우주, 브라흐만과 같다는 말로 해석될 수 있겠다. 그러나 브라흐만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종류의 것'이기 때문에 우리 각자가 브라흐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길은 쉽지 않다. 우파니샤드에서는 아트만이 브라흐만이 될 수 있도록, 브라흐만을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우파니샤드는 인간이 '진짜 나'가 되기 위한 길을 제시하는 책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우파니샤드에는 기본적인 이야기가 17가지라고 하는데, 이 책에서는 10가지 이야기만 추려 소개하고 있다. 이 책 자체가 워낙 호락호락하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일단 이론적 개요는 이 책의 범위에서 충분히 이해하고, 진짜 우파니샤드를 한 번 읽어보면 될 것 같다. 우리나라에 제대로 된 우파니샤드가 소개되려면 다들 멀었다고 한입으로들 말하지만, 현재 번역된 우파니샤드만 읽고 제대로 이해하기에도 일반인은 벅차다. 일단, 이 책부터 읽어보면 한결 접근하기 쉬워질 것 같다.

 

사족. 쇼펜하우어는 우파니샤드를 처음 접했을 때, 무릎을 쳤을 정도로 감격했다고 하며 실제로도 평생 우파니샤드를 가까이 했다고 한다. 쇼펜하우어가 키우던 개 이름이 '아트만'이라고 하던데, 아마 이 개는 그가 우파니샤드를 접한 이후로 키운 개인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