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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ed Book-신이 여자한테 더 친절한지는 모르겠고.

gowooni1 2009. 1. 7. 21:00

 

 

 

신은 여자에게 더 친절하다

저자 세라 벡  역자 곽세라  원저자 Beak, Sera J.  
출판사 쌤앤파커스   발간일 2008.06.05
책소개 여자들은 훨씬 더 근사한 삶을 살아야 할 의무가 있다! 이 책은 '근사한 삶을 사는 것은 우리 여...

'신은 여자에게 더 친철하다'라는 말은 너무나 대놓고 여자를 겨냥하였으며, 자극적인 제목이 아니면 팔리지 않는 현시대를 간파한, 지극히 마케팅이라는 술수가 뻔히 보이는 제목이다. 이런 제목의 책이 나오면 먼저 저자가 어느나라 사람인지를 먼저 보고, 그 다음 우리나라 사람이 아니라면 원제가 뭔지 본다. 저자는 세라 벡(sera beak)이라는 이름의 여자로, 하버드에서 비교종교학을 공부했단다. 원제는 The Red Book, 즉 빨간 책 정도이다. 원제가 저런 길고도 마케팅적인 제목이 아니어서 다행이었다.

 

 

 

이 '빨간 책'은 색상의 느낌에서 알 수 있듯이 여자를 겨냥한 책이긴 하다. 영적인 삶, 완전한 자신이 되어서 사는 삶을 모든 사람이 누리면 좋겠다고 생각한 세라 벡은 기존의 책들이 어렵게 쓰여져 있다는 점에 착안해 보다 젊은 여성들을 위해 매우 쉽게 썼다. 그야말로 술술 읽히는 책이라 두시간 정도 투자하면 된다. 그러나 인풋하는 시간에 비해 남는 여운은 꽤 길다.

 

여성이 신들에게 더 사랑을 받는 이유를, 자신이 공부한 비교 종교학에서 여러 예를 추출하여 보다 그럴싸하게 말해주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런 말도 안되는 성차별을 구별하지 못할 정도도 바보는 아닌지라 웃으며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론다 번의 시크릿을 보면 우주는 지니이며 개개인의 소원은 카달로그에서 골라 우주에 주문만 넣으면 된다고 하는 개념이 있다. 여기서도 이 개념이 동원되는데 시크릿처럼 무턱대고 끌어당김의 법칙을 적용하지는 않는다. 물론 우주에 소원이라는 주문을 넣어두면 그것은 그 즉시 마련되어 있기는 하지만 현재의 내가 있는 위치와는 조금 동떨어져있기 때문에 그것이 마련되어 있는 장소까지 직접 가야 하는 수고로움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개념을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 나는 나름대로 이렇게 예를 생각한다. 대한민국 0.1%의 사람들만을 위한 매우 고급스러운 파티의 초대장이 내게로 왔다.(즉, 이런 종류의 책을 읽는다. 우리나라 독서인구가 매우 빈약한 실정인데다, 그 독서 인구 전부가 이런 종류의 책을 읽지도 않기 때문에 0.1%보다 더 적을지도 모른다) 그 초대장에서는 '이 파티에 참가하고 싶다면 동봉된 카드에 참가여부를 적어 보내달라'고 한다. 그러면 즉시 그 최고의 파티에는 나만을 위한 것들이 마련되어 있다. 최고급 와인, 최고급 호텔, 최고급의 풍경, 그리고 최고로 멋진 사람들. 일단 나는 그곳에 초대되었고 이 모든 것들은 나를 초대한 주최측에서 마련해 놓을 것이다.

 

그런데 약간의 문제가 하나 있다. 그 최고로 멋지고 아름다운 파티는 우리나라 반대편에 있는 뉴욕에서 열린다. 그런데 내게는 현재 돈이 없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할까? 여기서 사람들의 인생이 판가름나는 것이다. 나를 위해 모든것을 준비해놨을 그곳에 참가하기 위해 당장 돈을 벌기 시작하여 비행기값을 마련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귀찮다며 어차피 가봤자 먹고 자는 건 다 똑같다고 생각하며 아예 가기를 포기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곳까지 가기 위해 우리가 반드시 해야할 것들. 이게 바로 '약간의 수고스러움'이 아닐까 싶다.

 

사람들은 시크릿을 보며 무조건 이미지네이션만 하면 다 얻게 될거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내게도 그런 경향은 조금 있다. 이것은 어쩌면 시크릿의 부작용이 아닐까 싶다. 끌어당기는 힘이란 내게 그것을 당길만한 뭔가가 있을때 비로소 내 안에서 생기는 것인데. 물론 그냥 생각만 하고 있을때 하늘에서 뚝떨어지는 경우도 많기는 한데, 글쎄, 나는 그렇게 내가 있어야 할 곳으로 가는 과정을 즐기자고 스스로 약속했기 때문에 그게 '수고스러움'이라는 단어로 정의되는 것이 썩 내키지는 않는다.

 

아무튼 이 Red Book은, 시크릿에서 제공하는 끌어당김의 법칙을 좀 더 피부에 와닿고 알기 쉽게 쓴, 수 많은 가지치기 된 책 중의 하나이긴 하지만 별 볼일 없다는 정도의 아류작은 아니다. 같은 책을 여러 번 반복 독서하여 식상한 감이 들고, 다시 비슷한 종류의 새로운 책을 통해 리마인딩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선택하면 매우 좋은 책이다. 남자든 여자든 상관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