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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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창 베스트 셀러인 론다 번의 '시크릿'이나, 이지성의 '꿈꾸는 다락방' 같은 것을 보면 마음의 힘을 굉장히 중요시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음의 힘, 생각의 힘을 빌리면 되지 않을 것이 없다는 식이다. 끌어당김의 법칙은 나 자신을 자석이라 생각하라는 것이 핵심인데, 그렇게 하다보면 병도 낫고, 돈도 모이고, 사람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나는 시크릿을 좋아하기 때문에 책도 여러번 보고 다큐멘터리도 여러번 보았다. 그렇게 하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의 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마음도 생겼다. 눈에 보이는 것만 중시하는 것은 현대 과학의 발달로 인해 생긴 풍조이고, 옛날부터 사람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신념, 믿음의 힘을 굉장히 중요시 여겼다. 그래서 나도 마음의 힘을 잘 이용해서 내가 원하는 사람이 되고자 하며 살고 있다.
그런데 이런 열풍의 부작용일까? 많은 사람들은 노력하지 않고 그저 마음으로 원하는 것을 생각하기만 하면 무엇이든 이루어 질거라고 생각하게 된 것 같다. 마음으로 믿는 것은 정말 중요하고 무슨 일을 하게 되든 먼저 비전이나 목표를 세운다는 것은 핵심이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나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반드시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행동력과 추진력, 결단력이 수반되어야 하는 것이다. 조지 레오나르드가 쓴 Master Mind, 달인 에서는 이 행동력에 초점을 두고 이야기하고 있다.
달인이 되지 못하는 사람을 크게 세가지로 나눴다. 첫째, 호사가 타입, 둘째, 강박증 타입, 셋째, 해커타입.
호사가타입은 이것 저것 잔뜩 건드리고 떠벌리는 타입이라는데, 처음에 무슨 일이건 시작할 때는 엄청난 열정을 발휘하고 성취를 즐기지만 첫번째 성취 후 오는 좌절감을 견디지 못하며 결국 다른 일을 찾아 나선다. 덕분에 이력서에 쓸 것은 많지만 어느 하나 깊은 것이 없고, 본인은 자신이 생에 대한 호기심이 많고 열정적이라 생각하지만 결국 성숙을 모르는 사람, 심리학자 칼 융의 말을 빌리자면 '영원한 어린아이'일 뿐인 것이 바로 호사가이다.
강박증타입은 활기차게 전진하며 수월하게 첫번째 목표를 성취하지만 그 과정을 즐기지 못하며 단지 결과만 빨리 알고자 하는 타입. 쉬엄쉬엄하라는 주변의 조언은 무시하고 자신을 무자비하게 몰아붙인다. 호사가 타입과 다른 점은 열정이 식어도 한눈을 팔지 않는다는것. 그러나 정체상태를 끔찍하게 두려워하며 정체상태에서 어느날 갑자기 발전한다는 것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이다. 강박증 타입은 무엇을 하든지 짧은 시간안에 비약적인 상승을 하지만 이것은 곧바로 쇠퇴기로 접어들고 이 순간, 엄청난 상처를 입는다. 본인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 모두와 함께.
솔직히 해커타입은 뭔지 잘 모르겠다. 그냥 끝까지 밀어붙이지 못하고 딱히 호사가나 강박증 타입이 아닌 모든 일반 비非달인을 말하는 것 같다.
달인이 아닌 많은 사람들을 하나의 잣대로 말할수는 없다. 일에서는 강박증 타입인 사람이 연애에서는 호사가 타입일 수도 있고, 가정생활에서는 해커타입일 수있는 것처럼. 그러나 어느 누구나 이 세가지 면중 한가지는 가지고 있을 것 같다.
슬럼프를 사랑해야 달인이 될 수 있다고 하지만, 나는 그냥 연습을 사랑하면 될 것 같다고 해석한다. 연습을 사랑한다는 것은 다른 것이 아니다. 그저 연습을 삶의 모습으로 치환하고, 그것을 하지 않고 있으면 삶을 살고 있다고 말 할 수 없는 것처럼 사는 것이 진정한 삶이길 바란다. 아무 대가 없는 상태에서조차 기꺼이 연습을 사랑하는 것. 연습은 연습이 아니다. 연습이 곧 삶이다. 삶은 곧 과정이다.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삶을, 과정을 즐기는 모습. 그게 아마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핵심일 거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건전한 심리상태가 필요한데 무엇보다 성취감을 외부에서 찾는게 아니라 내부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외부의 여러 보상덕분에 힘을 얻는게 아니라 그냥 내가 그 일을 함으로서 인생을 제대로 살고 있다는 보람을 느낄때 건전한 심리를 가질 수 있다. 목표한 만큼 성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그냥 연습이나 꾸준히 하자. 얼마 안 있으면 또 발전하겠지"라고 말하며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나의 길을 가겠다'라는 정신이 필요하다. 일종의 무심의 상태일 수도 있겠다. 그냥 내가 현재 하고 있는 것과 그 순간 나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을 사랑하는 마음. 정체상태를 사랑하는 일은 우리 삶에서 아주 본질적이고도 지속적인 것을 사랑하는 일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달인의 길은 연습이라고 말한다. 길 끝에 있는 것이 아니라, 길 위에 머무는 것. 이것이 핵심이다.
달인의 길에 이르는 5가지 길은 지도, 연습, 복종, 마음속에 그려보기, 한계를 뛰어넘기다. 훌륭한 지도자를 만나서 가르침을 받고,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고, 딱히 해될 것이 없어보이면 가능한 한 복종하고, 마음속에 그리는 연습을 끊임없이 하고, 어느 순간에는 반드시 한계를 뛰어넘어야 한다는 것. 이 책을 쓴 사람은 미국인이지만, 합기도를 배웠던 경력때문인지 상당히 동양의 무술을 익히는 사람들의 정신과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우리문화의 입장에는 그렇게 새롭지 않을지 모르지만 미국의 빠른 성과주의에 물든 사람들에게는 신선해 보일수도 있겠다, 싶다.
무엇보다 자신이 어떤 분야에서 달인이 되기 위해서는 올바른 선택과 집중을 하고,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크게 동요하지 않고 금방 중심으로 돌아올 줄 알아야하며, 자신 내부의 에너지를 잘 활용할 줄 알아야 할 것이다. 이 책은 어찌 보면 다른 자기계발서와 크게 다를 것이 없을지도 모르는 내용이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마음이 가다듬어지는 책. 즉 곁에 두고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는데 참 좋은 책이다. 잠깐 자신 본연의 삶에서 벗어났다는 기분이 들 때, 꼭 한 번 보라고 권하고 싶다. 단순히 지침을 알려주며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가 아닌, 삶의 기본적인 태도에 대해 언급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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