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입 : 황농문 : 랜덤하우스코리아 : 290p
올해 초, 볼 일이 있어서 대전에 내려갔다가 올라오는 KTX 안에서 읽을 생각으로 구입했던 책이다. 내용이 그리 어렵지도 않고 그렇다고 해서 허술하지도 않은 게 딱 읽기 좋아서 친구들에게 추천도 해주고, 마음이 맞는 사람에게는 몇 권씩 사서 선물도 하고 그랬을 정도로 감명을 받았는데 1년도 지나지 않아 그 내용이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냥 잊고 지나치기에는 책의 주제가 너무나 마음에 들고, 또 현재의 내가 반드시 갖춰야 할 요소중 하나가 몰입의 자세인지라 다시 한 번 읽어보았다.
몰입이란 개념을 처음으로 접했던 것은 미하이 칙센트 미하이의 '몰입의 즐거움'이었는데, 꽤 오래되어서 그런지 기억이 안난다. 진정 행복하게 사는 사람은 몰입한 상태에서 사는 사람이라는 정도의 내용이었던 것 같은데, 솔직히 이 책 역시 그런 내용이 주제다. 저자 황농문은 서울대학교 교수로서, 자신이 지금껏 살아온 몰입의 자세야말로 진정한 삶을 사는 자세이고 몰입하지 않은 삶은 행복할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어찌나 몰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지, 하나의 화두에 몰입해서 살지 않는 삶은 절대로 인생이라고 부를수 없다고 말하는 것 같이 들린다.
저자의 전공이나 직업적 특성상, 하나의 연구 과제에 몰입하지 않으면 그 성과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몰입의 자세에 더 무게를 실고 있다. 역사적으로 어딘가에 몰입하는 삶을 살았던 사람들의 대부분은 연구자, 작곡가, 예술가 등등이다. 자신이 선택한 하나의 주제에 몰입해서 살다보면 그 주제가 아무리 어렵고 불가능한 일 같이 여겨지더라도 언젠가는 반드시 풀릴 것이라는 근거없는 확신이 든단다. 매순간 삶이 즐겁고 행복하고 경이롭기까지 하며, 이렇게 하나의 주제에 몰입하다 내일 당장 죽어도 여한이 들지 않을만큼 뿌듯하고 보람있게 살고 있다는 자신감이 들고, 일종의 종교적 신성함까지 느껴진다며 몰입의 자세에 대한 찬사를 아낌없이 지면에 쏟아부었다. 그렇게 이 책을 읽다보면, 저자처럼 하나에 몰입할 만한 화두나 주제를 가지고 있지 못한 독자 본인의 삶이 조금은 이상한 것이 아닐까 하고 걱정이 될 수도 있지만 별로 주눅들 것은 없다. 직업적 가치관이 다르기도 하고, 또 굳이 저자처럼 연구할 만한 목적이 아니라 각자의 삶에 대한 화두를 만들고 이제라도 그것에 몰입하는 삶을 살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몰입하는 삶의 자세도 일종의 실험이나 놀이처럼 '그냥 한 번 해보는' 것이 어떨까 싶다. 그러다가 재미있으면 계속하는 거고, 그러다가 몰입의 황홀경에 빠져서 뭔가 지대한 성공을 이끌어 내면 더욱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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