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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적 심리학 - 이현수

gowooni1 2008. 11. 8. 08:31

 

 

 

긍정적 심리학 : 이현수 : 시그마프레스 : 434p

 

긍정적 심리학이라는 제목의 특이함과 2008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우수도서로 선정했다는 말에 이끌려, 별 내용 �을 것도 없이 곧장 집어들었다. 그러나 이틀이나 지나서 겨우 책을 펼쳐 봤을 때의 기분은 '아뿔싸'였다. 제목도 좋고, 긍정적 심리학을 학문으로 체계화 시켰다는 점에서도 참신하고 좋은데, 모든 학문의 공통적인 특성을 내가 잠시 잊고 있었나보다. 그건 바로 '학문의 딱딱함'이다. 학문으로 승격되었는데 어찌 그 내용이 부드럽게 다가오길 기대할 수 있었는지, 나도 참.

 

긍정적 심리학은 말 그대로 긍정적인 심리학을 조사하고 연구하여 하나의 학문으로 승격화 시키려는 의도에서 나온 책이라고 말할 수 있다. 저자 이현수는, 심리학의 발달 기초가 부정적 심리에서 출발했다는 점에 착안하고 이제 시대가 바뀌면서 부정적인 측면보다는 긍정적인 측면에서 심리학을 바라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사실, 현대 심리학이 이만큼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사람 마음의 부정적인 측면을 조명하고 그것을 낫게 하기 위한 의학의 결과라고 말할 수 있다. 19~20세기 들어 산업 혁명과 양차 세계 대전의 영향아래 '전세계 날씨 흐림' 상태에서 조울증, 우울증, 자살, 대인기피 등의 심리적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부정적 심리학은 발전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21세기의 새로운 시대의 도래는 사람들의 생활 양상을 바꾸기 시작하였고 어느 때보다 삶의 질을 중시하는 사람들로 붐비며 웰빙을 하나의 트렌드로 만들기에 이르렀다. 그러니 심리학도 다소 시대 착오적인 부정적 심리에서 벗어나 보다 적극적으로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긍정적 심리 측면에서 다가가고 연구하며 발전하는 것이 당연하다. 저자는 이 점을 감안하여 긍정적 심리학을 저술했다. 긍정적 심리학은 부정적 심리학과 포커스가 다르다. 부정적 심리학이 이미 발병한 것의 치료가 그 목적이라면, 긍정적 심리학은 예방이 목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긍정적 심리학의 역사는 10년이 채 되지 못했다. 그러니 아직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 것은 당연하고 또 학문의 체계가 확실히 정립되었다고 말하기도 참 애매하다. 그래도 이 책을 읽다보면 그저 사람들이 좋다고 말했던 것들이 전부 긍정적인 심리를 형성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점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이는 단 한가지의 요인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가지 복합적인 요소들이 결합하여 만들어 내는 것임을 깨닫게 된다. 또, 긍정적 심리를 유지하는 것이, -천성적으로 생의 존재 자체에 행복감을 느끼는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제대로 아는 사람들이야 말로 꾸준히 노력하며 유지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만들기도 한다. 긍정적 심리라는 개념 자체가 너무 당연한 것 같이 여겨져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더라도 결국 '아는 것이 힘'인 논리가 여기에도 적용되는 것이다.

 

긍정적 정서(환희, 기쁨, 만족 등), 목표를 추구하는 자세, 하나에 몰입하는 자세, 긍정적인 대인관계, 사회적 지지, 현실 절충, 겸손, 명상, 종교, 영성, 지혜, 지능, 건강, 수명, 등 이 모든 것들이 합하여 긍정적인 심리를 만들어 낸다. 어찌보면 다 아는 내용일 수 있지만 이렇게 학문으로 묶어 놓고 보니 필요조건일 뿐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필요충분조건으로 승격되는 느낌이다. 긍정적인 정서를 능동적으로 느끼려고 하는 자세, 하나의 목표를 추구하고 그것에 몰입하며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자세 같은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긍정적 심리에 인간의 사회적 동물이라는 가치를 크게 높여, 긍정적인 대인관계, 사회적 지지, 현실 절충까지도 반드시 필요한 조건으로 포함시켰다. 또, 우리 나라 사람들에게는 특히 공통적이지 않은 종교까지도 '사람은 신앙이 있어야 더 행복할 수 있다'는 뉘앙스로 종교와 명상, 영성을 포함시킨 것도 무종교자 입장에서 보면 새로운 시각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 살면서 자신만의 것으로 축적시켜온 지혜가 충만해야 긍정적일 수 있으며, 지능, 건강, 수명은 내 신체의 행복을 소홀히 할 수 없다는 건데, 굳이 비유를 하자면 내 영혼을 담고 있는 그릇이 튼튼해야 한다는 것.

 

지난 번, 마음력이라는 책에서 행복도 치열하게 얻어야 한다는 말에 참으로 공감하였다. 지금 숨쉬고 있는 자체로 행복할 수도 있지만, 행복의 양과 질을 더 높일 수만 있다면 나 역시 이런 것들을 공부하고 더 높은 삶의 만족도를 얻기 위해서 노력할 자세가 되어있다. 그래서 지금까지 이성적인 것만 추구하여 신앙을 조금 무시하는 경향이 있었다면, 좀 더 행복하기 위해 신앙을 가질 생각이다. 어차피 세상은 보이는 것보다는 보이지 않는 것들이 더 많고, 그 보이지 않는 것들로 인해 진정한 사람의 행복이 좌우된다고 믿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