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 : 배성아 : 토네이도 : 248p
나는 라디오를 잘 듣지도 않고, TV를 즐겨보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미디어를 통해 세상 소식을 아는 것은 오직 인터넷에 의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나라서 이 책의 저자가 누군지도 사실 크게 관심이 없다. 저자 배성아는 10년 넘게 음악방송 라디오 작가로 일 한 사람이란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단지 그녀가 자신의 사랑에 대한 아포리즘과 사진으로 무장시킨 한 책에 붙인 제목 '사랑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이라는 말에 이끌려 이 책을 집어들었을 뿐이다.
사랑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이 이 세상에는 너무나 많다. 아니, 어쩌면 사랑하지 않으면 이 세상을 알 수 없다고 고쳐 말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내가 보는 세상과, 다른 사람이 보는 세상은 언제나 다를 수밖에 없다. 사람마다 세상을 사랑하는 방식도 다르고, 크기도 다르다. 많은 것들을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몇몇가지만 사랑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니 말이다. 배성아라는 사람은 이 세상을 얼마나 사랑했기에, 그래서 자신은 얼마나 많은 것을 알게 되었길래 이런 제목의 책을 써 냈을까. 궁금했다.
이 책을 보다보면(읽는게 아니다. 거의 본다고 표현하는 것이 더 어울릴 책이다.) 여행이 훌쩍 떠나고 싶어진다. 관광이 아닌 여행. 이리 저리 행선지를 옮겨다니면서 나그네 같은 일상을 숨쉬는 것처럼 즐기는 그런 여행이 너무나 하고 싶어진다. 그녀도 자신의 여행기간동안 생각한 것들과 사진을 통해 자신의 발자국을 자랑한다. 그녀의 아포리즘들을 읽으면서 많은 공감을 했지만, 평소와는 다르게 '다른 사람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안 순간의 반가움'은 별로 없었다. 솔직히 질투가 났다. 온전히 나만 그런 보물같은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고 생각하며 나만의 것이라고 여겼던 생각들을 다른 사람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조금 샘이 났다. 나만의 것이 아니구나. 결국 사람은 다 똑같고, 하늘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말도 진리라고 생각하며 항복한다. 그래서 모든 것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누어야 한다. 나누어야 배가 된다는 말은 더욱 절대적인 진리다.
다른 아포리즘들은 딱히 기억이 안난다. 노래 가사 같고, 시 같은 책이라서 그냥 감상에 젖어 음악이라도 낮은 볼륨으로 틀어놓은 채 술렁거리며 '보기' 딱 좋은 책이다. 그렇게 보면 시각과 청각을 동시에 행복하게 해주는 기분이 들어 좋다. 배성아의 사랑에 관한 깨달음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바로 이거다.
'사랑은 열정보다 인내력이 더 필요하다는 걸, 참 뒤늦게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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