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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의 기술 시리즈

gowooni1 2008. 10. 30. 09:30

 

 

유혹의 기술 시리즈

유혹의 기술 : 로버트 그린 : 강미경 역 : 이마고 : 672p

유혹의 기술 2 : 벳시 프리올뢰 : 강미경 역 : 이마고 : 540p

유혹의 기술 다이제스트 : 로버트 그린 : 강미경 역 : 이마고 : 256p

 

이 책들이 나온 시기는 2004년에서 2005년에 걸쳐 있으니 나온지 꽤 된 편이다. 그 당시 학생이었던 나는, 로버트 그린의 유혹의 기술 1을 처음 보고, 마치 전공서적같은 두께(672p)와 만만치 않았던 가격에도 불구하고 꼭 사서 봐야겠다는 결심을 하였고, 한 달을 벼르던 끝에 구입하였다. 처음에 이 책의 제목을 보면 누구나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이 책을 보면 유혹의 기술이 좀 는다는 말인가?' 그렇게 생각한 사람은 곧바로 책을 들춰보면 약간 후회할 수도 있다. 왜냐면 이 책은 이성을 유혹한 역사적 인물을 다루기도 했지만 그 뿐은 아니고 대중을 유혹한 사람들, 미디어를 유혹한 사람들 등등을 전부 조사하여 분석한 일종의 심리학책이기 때문이다.

 

그 당시 1편을 읽고 상당히 재미있어 하던 기억이 있는데, '유혹의 기술 2'와 '유혹의 기술 다이제스트'가 그 이후에 나왔다는 사실을 얼마전에 알았다. '어, 이런 후속작도 나왔었네'라고 반가워하며 읽기 시작했지만 솔직히, 그 후속들은 전편의 인기에 힘입어 그 이름을 빌려 포장되고 출간된 책들이다. '유혹의 기술 다이제스트'는 오리지널을 쓴 로버트 그린이 자신의 책에서 나름 핵심이라고 생각되는 것들만 뽑아내 얇게 펴낸 책이고, 나름 실천편이라고 할 수 있다. '유혹의 기술 2'는 저자도 일단 다르고, 저자가 여성이라서 그런지 남성을 유혹한 여자중, (저자의 기준에 통과한)유혹녀의 자질을 훌륭하게 갖춘 여자들만 골라 조사하고 분석하여 모아낸 책이다. 여성의 입장에서 남성을 유혹하는데 관심이 지대한 사람들의 흥미를 유발하도록 서두를 써놨지만, 유혹의 기술 1과 별반 다르지 않게 그저 지식을 축적하는데 유용한 심리학 서적과 다를바 없으니 큰 기대를 하지 않는 편이 낫다. 짧다면 짧다고 할 수 있는 인간 역사상, 지구상에 이렇게나 많은 유혹자들이 별처럼 반짝 빛났다가 사라져갔으며, 그 사람들이 축적되어 후대인들에게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고 결국 이런 책까지 나오게 만든 것을 보며, 그 유혹자들과 동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은 그들의 치명적인 유혹을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하고 궁금하게 만든다.

 

로버트 그린의 유혹의 기술에서는 유혹자를 9가지로 분류해서 나누는데 다음과 같다.

1장 냉담한 나르시시스트형 코케트
2장 열정적인 신념가형 카리스마
3장 신비로운 우상형 스타
4장 요부형 세이렌
5장 바람둥이형 레이크
6장 헌신적인 연인형 아이디얼 러버
7장 창조적 스타일리스트형 댄디
8장 천진난만형 내추럴
9장 능란한 외교가형 차머
10장 반(反)유혹자

(이 책을 처음 봤을때는, 어쩜 이렇게 사람들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적절한 말로 표현을 해놨는지 신기해서 중간고사 기간이었는 데에도 2번이나 반복해서 읽었던 기억이 있다. 코케트, 세이렌, 댄디 가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유혹자의 모습이다)

 

벳시 프리올뢰의 유혹의 기술 2에서는 유혹녀를 6가지인가, 7가지로 나눈다.

1장| 유혹녀: 여성과 유혹의 기술
2장| 유혹녀의 원형
3장| 벨레이드: 수수한 세이렌
4장| 은빛 여우: 나이 든 유혹녀
5장| 지적 세이렌
6장| 소르시에르: 예술가 세이렌
7장| 마흐트바이버: 정치가 유혹녀
8장| 모험가 유혹녀
(솔직히 개인적으로 2는 정말 역사적 유혹녀들의 나열뿐이며, 1보다 재미도 없다. 상식을 넓혀주는 선에서 그치는 책이라고나 할까)

 

유혹의 기술 다이제스� 이미 말했지만, 저 두꺼운 책을 요약해 놓은 책이다. 그러니 만약 본격적으로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672p 분량의 오리지널을 읽고, 정 시간이 없으면 다이제스트를 읽는게 낫다. 그러나 다이제스트에서는, 유혹자의 분류 9을 나누면서 나오는 역사상의 인물들에 대한 지식은 알 수 없으므로, 제대로 읽으려면 역시 오리지널이다. 가령, '클레오파트라는 어떤 유혹자의 모습에 속할까?' 하는 궁금증을 가지고 있다면, 다이제스트를 읽어봤자 알 수 없다는 거다.

 

'유혹'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뭔가 굉장히 몽환적이고 매혹적인 분위기가 연상되지만, 실제로 유혹은 매우 깊은 심리의 바다 아래서 치열하게 벌어지는 전투다. 그래서 권력을 다투는 사람들은 이런 심리 전투를 그렇게 하면서 보다 우위를 점령하려고 애를 썼나보다. 역사상 많은 사람들에게 심리적으로 영향을 준 사람들에 대한 지식과, 더불어 약간의 역사적 교양도 얻기에 꽤 괜찮은 책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