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중독-Reading/문학*문사철300

그것은 꿈이었을까-은희경

gowooni1 2008. 9. 29. 09:59

 

 

 

그것은 꿈이었을까 : 은희경 : 현대문학 : 254p

 

9월은 독서의 달이라고 해서 얼마전 부평 북구도서관에서는 세계문학을 이끈 여성들이라는 전시전 비슷한 것을 했다. 제인 오스틴, 버지니아 울프부터 해서 시몬 드 보부아르, 요시모토 바나나, 등 세계 문학의 지평을 연 사람들을 전시했다. 우리나라 여성 작가들로는 신경리와 은희경이 있었다. 신경리야 워낙에 토지로 유명하기 때문에 더 말이 필요없을 듯하지만 은희경이 그 사람들 무리에 속해 있던건 의외였다. 은희경의 작품을 하나도 안 읽어봤다는 것도 나의 의아함을 더했지만 그보다는 이 작가가 이런 사람들 무리에 속할만큼 문학사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는지가 궁금했던 거다. 그래서 읽어보게 된 책이 [그것은 꿈이었을까]이다.

 

은희경하면, 새의선물이나, 행복한 사람은 시계를 보지 않는다 정도가 유명하지, 그것은 꿈이었을까는 그렇게 많이 접해본 제목이 아니다. (나는 항상 그런면에 끌리는 편이다) 1999년에 출판된 책인만큼 벌써 10년전의 모습이 책에 녹아 있다. 하이텔인가 나우누린가 하는 그 통신시절에 연재를 하던 걸 책으로 출판한 책이란다.

 

전체적으로 이 책의 분위기는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이 잘 안 될만큼 몽환적이다. 몽환적이라는 말 만큼 소설의 전체분위기를 잘 나타낼 수 있는 말은 별로 없을 것같다. 현실과 꿈이 전혀 분간이 안되는 것은 아니지만 현실부터도 꿈과 비슷해서 불가사의한 일들도 자주 일어난다. 처음부터 끝까지 무슨 안개라도 자욱하게 껴있는 그런 기분으로, 몽롱한 기분으로 읽었다. 소설 주인공도 성격이 꿈이 무척많은 현실에 딱히 불만이나 즐거움도 없는 경계가 없는 성격이다. 이 모든 것들이 분위기를 형성하는데 일조한다.

 

비틀즈의 노래 제목들이 한 챕터의 제목으로 변신해 있는 이유는 그녀가 이 소설을 쓸때, 비틀즈의 음반을 들으면서 썼기 때문이란다. 나는 비틀즈를 잘 모른다. 그 세대가 아니라는 게 나를 비틀즈에 대한 무관심으로 이끌었겠지만, 요즘 본의아니게 1959년생 작가들의 책을 두개나 보니 -은희경, 오쿠다 히데오- 비틀즈 이야기가 자연스레 자주 흘러나오고, 덕분에 나도 한번은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한번 기회가 생긴다면 꼭 들어보고 싶다. (그렇다고 반드시 구입해서 듣겠다고 난리 칠 내 성격이 아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