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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사람, 타샤 튜더

gowooni1 2008. 9. 25. 22:41

 

 

행복한 사람, 타샤 튜더 : 타샤 튜더 : 공경희 역 : 리처드 브라운 사진 : 188p 

 

'튜더'는 엘리자베스 1세의 성이고, 헨리 8세의 성이다. (뭐 둘은 부녀지간 이니까) 그래서 나는 이 할머니도 영국 사람일거라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미국 버몬트 주에서 무려 30만평이나 되는 정원을 가꾸며 사는 1915년생의 올해, 만 93세 할머니다.(최고!)

 

난 다른 생각은 잘 안 난다. 그냥 이 할머니처럼 살고싶다는 생각외에는. 요즘 엄마한테 집 팔고 시골가서 예쁜 집 짓고 농사짓고 살자고 꼬시고 있는데 엄마는 아직 그럴 생각이 없나보다. 물론 입버릇처럼 나중에 그렇게 살고 싶다고 얘기하지만, 오히려 내가 더 적극적이다. 나는 엄마와 28살 이상 차이가 나는데, 오히려 이런 면에선 내가 엄마뻘 되는 사람 같다.

 

그녀의 삶은 하루하루가 충실하다. 당연하지 않을까? 자기가 원하는대로 삶을 만들어 나가고 있으니.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남들에게 뭐라고 해줄만한 말이나 철학같은건 없다고. 나는 나중에 나이 들어서 더 이상 할 말이 없을 정도로 최고로 나 자신에게 행복한 삶을 선물해 줬는지 확신할 수 있을까? 많은 이들에게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하는 구절이다. 궁금한 사람은 맨 마지막 페이지만이라도 들춰 보길.

 

자기가 정말 좋아하는대로 충만하고 행복한 삶을 살면 저렇게 건강하고 오래오래 행복하게 사는구나. 이 할머니는 말한다. 애들이 떠나가고 혼자 남겨지게 되는 사람들이 안타까워하는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혼자 남아서 자기가 하고 싶은대로 하고, 살고 싶은대로 사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 왜 그들은 모르냐고 말이다. 와. 정말 멋지다. 나도 나중에 저 나이 들어서 아무렇지도 않게 혼자 있는 시간, 고독, 심지어 외로움까지도 즐길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할머니는, 코는 항상 새빨갛고, 온 얼굴은 깊은 주름으로 패여 있으며, 약간 머릿숱이 없다 싶은 흰머리는 뒷부분이 두건으로 매여있고, 그녀의 미학인 발목이 보일락 말락한 원피스의 18세기 풍 옷을 입고 있으며, 그 곁에는 몇 마리의 코기종 애완견들이 자리잡고 있다. 이 설명 자체가 그녀의 트레이드 마크이다. 젊었을 �는 다소 이상하게 비췄을 이 사람의 세계관은 결국 오랜 세월과 일관된 추구 덕에 하나의 상징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거의 100년이 가까운 시간동안 자기만의 스타일대로 삶을 가꿔온 그녀는 그야말고 최고다. 나도 가능한한 아무 탈 없이 100살까지 살고 싶은데, 그렇게 일관된 삶의 스타일을 추구할 수 있다면 얼마나 멋질까. 하고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