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Daily/일상-생각-잡담

육아일기 D+218 : 첫 밤수 안하다.

gowooni1 2018. 7. 25. 17:40



아기가 이유식을 잘 먹는 편이 아니어서 걱정은 되지만 좀 더 느긋하게 지켜보자 하는 마음으로 분유를 더 먹이며 7개월을 다 보냈다. 급속도로 발달해가는 몸짓에 움직임이 많아져서 배는 고프고 하니, 이유식을 안 먹는 대신 우유를 엄청 찾았다. 다시 퇴행한 듯 밤에 세 번을 깨서 우유를 달라고 아우성을 쳐서 정신없이 수유하며 8개월 째를 맞이하고 있었는데, 어제는 왠일로 이유식을 좀 잘 먹는 것이었다. 아침에 쇠고기 고구마 죽도 왠만큼 먹었는데 배퓨레에 죽을 섞은 것도 꽤 먹고, 저녁에는 (전에는 한 입만 먹어도 몸서리를 치던) 쇠고기 청경채 양파죽까지 어느 정도 먹는 것이었다. 참, 간식으로 수박과 아기치즈도 먹였다. 이제 이유식을 좀 먹으려 하는 건가 싶었는데 세상에, 밤에 우유를 찾지 않는 것이다. 물론 중간 중간에 깨긴 했지만 우유를 먹이지 않았는데도 다시 잠이 들었다는 사실이 기록적인 것이다. 


한 번 밖에 안 그랬으니 또 그럴 거라는 보장은 없지만, 이유식이 맛있어 많이 먹으면 밤수가 필요 없어지는 건가 싶어서 당장 이유식 식단표를 점검했다. 오늘 저녁에는 닭고기 표고버섯 죽으로 예정되어 있었지만 기왕 이런 흐름으로 갈 거면 아기가 잘 먹는 것을 주는 것이 나을 것 같아서, 닭고기 양송이 단호박 죽으로 변경했다. 1주일 이상 콧물이 계속 흐르고 있어 배 대추 퓨레도 만들기로 결정. 냉동실에 닭가슴살 삶아 얼린 것과 단호박 퓨레 얼린 것은 있으니 양송이 버섯과 배, 대추만 사오면 되겠다. 마트에 가니 배가 행사를 하여 엉겁결에 4개나 사버렸다. 


배 껍질을 벗기고 가운데 씨부분을 도려낸 다음 잘게 잘라 믹서기에 넣어준다. 말린 대추는 씨부분을 도려내고 과육부분을 따로 잘라 배를 넣은 믹서기에 같이 넣고 갈아준다. 간 배와 대추를 끓인 다음 소분해 용기에 담고 다음엔 닭고기 양송이 단호박 죽 차례. 양송이 버섯을 잘라 믹서기에 넣고 간 다음 불린 쌀도 갈아준다. 이를 닭고기와 단호박과 함께 넣고 물을 넣어 보글보글 끓이면 죽 완성. 역시 재료 손질이 절반 이상 되어 있으니 요리 과정도 대폭 줄어들고 편하다. 다시 한 번 느끼지만 요리의 대부분은 재료 손질이다.


완성된 배 대추 퓨레와 닭고기 양송이 단호박 죽을 한 티스푼씩 먹어보았다. 이 정도면 나도 맛있게 먹을 수 있겠는데? 아기가 잘 먹어주면 좋겠다. 많이 먹고 쑥쑥 크고 건강해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