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내지 않는 연습', '생각 버리기 연습' 등의 저자로 유명한 코이케 류노스케 스님은 '설렘'이라는 감정을 일종의 '결핍을 안고 있는 상태'로 봅니다. 설렘은 자신이 갖지 못한 무언가를 원하기 시작할 때 느끼는 감정이기 때문이죠. 살아가면서 점점 설렘을 주는 사건이 없어지기 때문에 사람들은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지만, 반대로 그 때문에 설렘을 주는 사건에 맞닥뜨렸을 때 감동하고, 자신이 아직 이런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그래서 설렘은 더 아름다운 감정적 고양 상태로 포장되어 있는 것도 현실입니다.
그러므로 만약 류노스케 스님의 입장에서 봤을 때, 제가 자기계발서를 좋아하는 이유가 그것을 읽을 때에만 느낄 수 있는 설렘 때문이라면 그것은 일종의 문제가 있는 현상이 됩니다.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을 갈망하는 상태는 스님이 봤을 때 이상적인 마음의 상태라고 보기는 힘들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저 역시 그런 스님의 말에 공감하고 있습니다. 즉, 저는 자기계발서를 읽으면서 느끼는 설렘을 즐기는데 그건 설렘이라는 감정적 고양상태에 중독이 되어 있기 때문이며 금단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다른 자기계발서를 찾아 읽는 겁니다. 매번 설렘을 느끼며 다짐을 하지만 무언가를 하겠다는 실천은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랄까요. 실천하지 못하고 다짐만 하는 건 예전이나 지금이나 저의 특기지만, 슬슬 특기를 바꿀 때도 된 것 같습니다.
아무튼 그래서 이번에도 자기계발서를 중독자처럼 손에 붙들고 있었는데 요번 건 브라이언 트레이시의 '백만불짜리 습관'입니다. 브라이언 트레이시는 뭐 이미 미국식 자기계발론의 일인자이자 대가에 속하는 유명인이니 굳이 설명이 필요할까 싶지만, 간단히 말하자면 밑바닥부터 올라가 성공한 사람이지요. 학교에서도 문제아로 낙인찍혀 고등학교도 중퇴하고 접시닦이부터 일용직의 잡다한 모든 일을 섭렵하며 살다가 현재는 엄청난 매출을 올리고 있는 회사의 회장인, 자수성가의 산 증인입니다. 그런 사람이 말하는 내용에는 힘이 들어있습니다. 자신이 말하는 모든 것의 증거가 바로 그 사람이니 말입니다.
'백만불짜리 습관'에서 가장 핵심적인 말을 꼽으라면 저는 이 말을 선택하겠습니다. '당신은 대부분의 시간동안 당신이 생각한 바로 그 사람이 된다'. 아마 이 말에서, 브라이시 트레이시는 자신이 하고 싶었던 말 대부분을 나타낼 수 있었지 않나 싶습니다. 습관이라는 것 자체가 이미 살아가는 방식이고, 그 살아가는 방식은 내가 생각한 대로의 모습이 그대로 투영되는 것이니까요. 그러니 불평을 하면 안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어떤 불만족스러운 상황에 대해 불평을 하기 시작하면, 그 불평을 말하는 시간 동안에는 불만족스러운 상황에 대해 생각을 할 것이고, 대부분의 시간동안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이 되는 걸 생각해도 부족한 판국에 불평한만큼의 시간을 빼앗기는 바람에 내가 되고 싶은 사람에서 한발짝 멀어지기 때문입니다. 좀 말장난 같네요.
습관의 중요성에 대해 긴 설명을 하고나서야 그는 슬슬 백만장자들의 습관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여기서 그는 분명하게 자신의 철학을 설파합니다. 인간은 행복해지기 위해 태어났으며 인생의 궁극적 목표는 행복이라고,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재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는 백만장자가 되어야 하겠지만 돈을 버는 것이 자신의 성품이나 인격을 고양시키는 것과 같은 방향으로 향하며 가야 하는 길이라고 말입니다. CEO들의 습관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하는데, 만약 회사를 경영하는 일이나 조직생활에서 성공하는 것에 대해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좀 소원하게 읽힐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어떻게 생각해보면 이것도 숨어있는 또 하나의 이야기입니다. 밑바닥 일용직에서부터 시작하여 백만장자로 성공한 트레이시라면 분명 세상에서 안해본 일이 거의 없을터인데, 백만장자가 되는 습관에 꼭 CEO의 습관을 언급하며 조직생활에서의 이야기를, 부하로서 잘 따르는 자세와 CEO로서의 잘 리드하는 자세를 이야기를 했다는 것은 아마 백만장자의 길을 가는 방법이 큰 사업시스템을 운영하는 것을 빼놓을 수 없기 때문 아닐까요?
이 책은, 브라이언 트레이시가 어떻게 해서 백만불짜리 사나이가 되었는지 파악하기에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자신의 삶에 뭔가 무력함을 느끼면서도 변화를 주는 심정을 원할 때 처방하기 좋으며, 맑은 정신으로 읽으면 더더욱 좋은 그런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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