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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수업 - 도요카와 쯔기노

gowooni1 2014. 12. 12. 21:40

 

 

저는 티브이나 드라마를 평소에 즐겨보는 편이 아니라서 유명한 연예인이 나와도 알아보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물론 스크린에 보인지 오래된 사람들은 그나마 대충 알지만 신인은 아주 유명하지 않고는 모르겠습니다. 이런 제 눈에 최근들어 아름답다고 느껴지기 시작한 사람이 바로 '김희애'씬데, 이유는 그녀가 예전부터 예쁘다고 느껴본 적이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왜 갑자기 그녀가 예뻐보이고, 사람들도 그녀의 아름다움을 칭송할까 궁금하던 즈음 그녀의 인터뷰 기사를 보고 이유를 알았습니다. 그녀도 자신의 아름다움이 노력의 결과임을 철저히 인정하고 그것을 위해 지금도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다는 거였습니다.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는데, 그녀도 자신이 어렸을 때보다 최근들어 더 아름답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고, 그건 아마 자신이 타고난 아름다움보다는 노력을 통한 아름다움을 꾸준히 관리해왔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던 듯 합니다.


도요카와 쯔기노의 '미인수업'을 보면 어쩐지 이런 노력형 미인들이 생각납니다. 타고난 아름다움보다 가꿔서 미인이 된 사람들. 저자는 일본의 유명한 모델이자 일본최고 미인양성전문학교를 운영하는 사람으로, 8000명이 넘는 미인을 양성했다는 개성있는 이력의 소유자입니다. 그녀가 만약 타고난 미인을 상대로 뷰티스쿨을 운영했다면 그렇게까지 유명해지지도 성공하지도 못했을 겁니다. 그녀의 미인양성전문학교에서는 아무런 빛이 나지 않는 일반 사람들도 모델 아우라가 나도록 훈련시킵니다. 그녀는 모든 사람들이 이런 아우라를 가질 수 있다고 믿고, 일반인과 모델을 가르는 아우라가 존재한다고 말합니다. 그녀가 말하는 미인수업을 따라가다보면 그 아우라의 정체를 알 수 있습니다.


미인수업에서 말하는 48가지 뷰티팁 중 기본 중의 기본은 자세입니다. 허리를 똑바로 펴고 가슴을 45도 위로 향하게 하고 시선을 멀리 두면 몸의 자세는 물론 마음까지 당당하게 변한다고 말합니다. 이런 말을 듣거나 읽는 사람들만 해도 자신의 자세에 대한 자각이 있다면 한번 더 허리를 피게 될텐데, 금방 이 자세 교정의 효과를 느낄 수 있습니다. 허리를 곧게 펴고 가슴을 당당하게 펼치고 배에 힘을 주는 것만으로도 구부정했던 마음까지 쫙 펴지고 당당해지는 기분이 드니까요. 거기다 저자는 데콜테에서 빛을 쏘아내라고 말합니다. 데콜테라는 용어가 지나치게 전문적으로 느껴지기는 하는데 어렵지는 않습니다. 가슴 위쪽에서 쇄골라인에 이르는 부위가 데콜테인데, 흔히 말하는 이브닝 드레스를 입었을 때 드러나는 부분을 말합니다. 이 데콜테에서 빛을 발하려면 절대 가슴을 구부정하게 하고 있을 수 없겠죠. 여기서 빛을 쏘아내야만 모델다운 존재감을 발할 수 있답니다. 굳이 모델다운 존재감을 원하지 않아도 이런 자세를 의식하게 되면 신체 골격 밸런스 유지에 탁월할 것 같습니다.


또 그녀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아끼고 사랑해주는 사람을 만나는 것도 미인이 되는데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합니다. 장난같아도 못생겼다고 말하는 사람을 만나기보다 진심으로 예쁘고 아름답다고 자주 말해주는 사람을 만나야 점점 더 아름다워진다는 겁니다. 사랑받는 사람들이 매번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과 같은 원리겠지요. 가슴 떨리는 순간을 많이 체험하고 사랑을 하는 것이 몇 백만원짜리 화장품을 받고 에스테딕 관리를 받는 것보다 더 효과가 있다는 것도 강조합니다.


그녀는 자세와 사랑 말고도, 자태에 대해서도 언급합니다. 진정한 미인의 자태는 조금 느린듯 우아하게 움직이고, 손동작도 두 배 느리게 하며, 먹는 것도 그림처럼 먹고, 고급스러운 분위기에 자연스럽다 말합니다. 그리고 이런 자태를 얻기 위해선 스스로 명품이라고 느끼도록 좋은 것을 많이 보고 많이 경험해야 한다고 합니다. 여유가 되지 않아 자주 가지는 못하더라도 사치라고 생각하지 말고 한 달에 한 번은 고급 호텔에서 차를 마시며 그 고급한 분위기에 익숙해지고, 구입하지는 못하더라고 명품 매장에 가 품질 좋은 옷들을 직접 걸쳐보는 것이, 나중에 저렴하고 질 좋은 물건을 구별하는 안목을 키우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한 편으로는 대다수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겠다 싶은 대목이고, 한 편으로는 또 크게 공감가는 부분입니다. 어떻게 받아들이냐는 독자 개개인의 몫이 되겠습니다.

 

이 책의 내용은 어렵지 않아서 금방 읽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류의 책이 늘 그렇듯 지식의 축적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주 리마인딩 해서 실천을 해야 쓸모가 있겠죠. 다행히 제목만 슬슬 훑어나가며 읽어도 아, 이런 부분이 특히 크게 와닿았지, 하고 금방 생각날 겁니다. 아름다움을 계속 업그레이드 하라는 말이 세상의 모든 노력형 미인들과 오버랩되면서 결국 이게 핵심이란 걸 느끼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