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중독-Reading/관심가는책200+

일생에 한번은 고수를 만나라

gowooni1 2013. 8. 4. 09:37

 

 

 

 

달인, 마스터, 장인 등등 어느 한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자를 지칭하는 말은 몇 개 있다. 언제 들어도 기분 좋은 말이다. 그리고 언제든 만나도 기분 좋은 사람일 것 같다. 살아가면서 본 받아야겠다는 마음의 울렁임을 주는 사람을 만난다는 것 자체가 큰 행운이고 복이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들을 한 번 만나면 '아직도 이 세상에 이렇게 배울 것이 많은 사람이 있구나, 아직 나는 멀었구나, 자만하지 말고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마음이 게을러지지 않도록 자기 수양을 더 철저히 해야겠구나.' 하는 진정에서 우러나온 깨달음을 준다. 그리고 그건 깨달음은 시도 때도 없이 함부로 오지 않기 때문에 더욱 소중히 여겨야 할 감동이다.

 

'일생에 한 번은 고수를 만나라'를 쓴 작가 한근태는 어찌 보면 좀 이기적이다. 자신은 3천 번의 기업 강의를 하면서 700명의 CEO를 만났다고 하는데, 그 700명이 전부 고수가 아닐지는 몰라도 아무튼 엄청나게 많은 고수를 만난 사람이다. 기업강의도 많이 하면서 고수가 아닌 일반인도 많이 만났다는데 그러는 과정에서 고수와 고수가 아닌 사람들의 차이가 눈에 보였다고 한다. 그런 직관적인 앎을 깨닫고 고수의 자질을 나름 분석하여 이 책을 써냈으니, 어찌보면 고수를 자주 만나기 힘든 일반인으로서 그런 저자의 노고에 감사를 해야할 것도 같지만 한 편으로는 '자신은 이렇게 많은 고수를 만났으면서 일반인들에게는 고작 한번은 만나라고 권하다니 너무 이기적인거 아냐'라는 생각이 든다.

 

뭐 그러한 저자의 핀트와 어긋나는 삐딱한 마음가짐을 날려버리고 이 책을 들여다보면 음, 저자의 문체 한번 그냥 기업강의 하는 것처럼 간결하다. 짧고 군더더기 없으며 미사여구는 찾아볼 수 없다. 그는 달인이나 마스터의 개념을 고수라는 단어로 일괄하였는데 아마 그가 어릴적 판타지 소설이나 만화를 많이 보면서 등장하는 고수의 개념에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이겠고, 그가 만나온 현대의 CEO들이 21세기를 살아오면서 내공이 많이 쌓인 현대판 무림고수라는 인상을 강렬히 받았기 때문이겠다. 그래서 그런지 그가 보는 고수들은 하나같이 냉철한 한편 치열한 인생을 살았으며, 걷으로는 한가한듯 하면서도 속으로는 누구보다 날카로운 칼을 벼리고 있고, 많은 사람들과 든든한 인맥을 구축한 듯 하면서도 실상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는 사람들로 묘사된다.

 

그는 하수와 고수도 분간한다. 자신보다 높은 사람에게만 잘보이려 하고 아랫사람을 함부로 대하면 하수다. 자신이 먼저 대접하지 못하고 대접받으려고만 하며 대접받지 못했을 때 섭해하거나 분노하는 것도 하수다. 어디가서 자기 자랑을 늘어놓은 사람은 하수다. 조직의 이름을 등에 걸고 갑의 행세를 하면서 을에게 횡포를 부리는 것도 하수다. 진짜 고수는 다르다. 높은 사람에게 뿐만 아니라 아랫사람들에게도 지극정성으로 귀하게 여기고, 대접받으려는 마음보다 먼저 대접하려고 노력하고, 어디 가든 남들의 입에서 먼저 칭찬이 나오도록 평소에 덕을 많이 쌓고, 조직의 이름을 언제든 벗어버리고 나와 밥그릇을 벌 수 있는 사람이다.

 

과연, 나를 비롯한 내 주변의 사람들 중에서 이런 진정한 고수가 과연 있었던가? 하고 반성해볼 문제다. 그런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면 일단 자기를 먼저 의심해야 한다. 그런 사람이 있었더라도 보이지 않았을 수 있고(뭐 눈엔 뭐만 보인다고, 그런 사람이 보이지 않았던 건 자신의 내공이 지극히 낮은 범인이었을 가능성) 그런 사람이 있었더라도 '저 사람은 나와 근본이 다른 사람'하고 그냥 무시해 지나쳤을 가능성이 있다. 만약 그런 사람이 보이지 않았더라도 낙담할 필요는 없다. 발전할 가능성이 다분한 사람이라면 언젠가 그런 사람들을 더 자주 만날 수 있는 곳으로 가게 될 것이니.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늘 내부에 날카로운 칼을 벼리고 다가온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준비된 사람이 되어야 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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