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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리의 법칙

gowooni1 2013. 7. 14. 21:19

 

 

 

 

'유혹의 기술'이나 '권력의 법칙'을 쓴 로버트 그린의 성향으로 봤을 때, 철저히 성악설에 기초하여 인간 본성의 좋은 점은 일부러라도 간과할 것 같은 그이지만 이번 '마스터리의 법칙'은 좀 다르다. 주제가 애초에 인간의 선악과 무관하다. 이번에 저자가 포착한 관점은 마스터리, 즉 달인을 너머 거장이 되는 사람들의 법칙이다. 그러고보니 인간의 선악에 대한 포커스는 다른 것 같지만 어떤 분야에서 정상에 오른 사람들을 연구했다는 면에서 보면 결국 로버트 그린이 쓰는 책은 전반적으로 일관성이 있는 셈이다.

 

10년 법칙, 1만 시간의 법칙으로 우리는 익히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고 있다. '어떤 분야의 정상에 오르기 위해서는 그 분야에 1만 시간이라는 시간을 쏟아 부어야 한다. 그 시간은 대략 하루에 세 시간씩 10년 정도를 투자하면 되는 시기이다'. 이번 마스터리의 법칙에도 그런 내용은 나온다. 그러나 그건 마스터리의 법칙을 이루는 일부분이다. 작가는 어떤 분야에서 거장의 반열에 이르게 하는 내면의 힘을 마스터리라고 명명하고 그 힘을 원동력으로 삼아 살아간 거장들을 심층 취재 연구한 후 그 힘에 이르는 방법을 상세히 서술했다.(그런 면에서 보면 어떤 힘을 매혹적으로 포장한 후 그 힘을 쟁취할 수 있는 지침을 상세히 설명한 저자의 저술 방식은 친절하게도 늘 같다)

 

그린이 말하는 마스터리에 이르는 첫번째 법칙은 천직을 찾는 것이다. 천직을 찾는다는 것은 자기 자신에 매몰되지 않고 스스로를 우주에 속한 존재, 우주를 움직이는 거대한 법칙에 고용된 존재라고 여기는 것에서 출발한다. 세속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에 좌우되면 어릴 때 자신이 강력하게 이끌렸던 것에 대한 감성을 잃어버린다. 대신에 자신만의 고유한 특성을 잘 파악하고 어떤 것에 가장 끊임없이 매혹되는지 파악하고 거기에 집중하면 천직을 찾는 길은 좀 더 수월해진다. 그렇게 천직이라 확신할 수 있는 일이 생기면 다행이지만 그것이 없어도 기죽을 필요가 없는데, 생계를 유지하는 일을 하면서 자신의 사회성도 기르는 시간도 보내며 천천히 찾아도 나쁘지 않다. 오히려 천직이라 생각하는 일만 하여 사회성이 결여되면 천직을 더 크게 발전시킬수 있는 길도 없어지기 때문이다.

 

천직을 찾은 후에는 수련기가 찾아온다. 수련기는 '천직이라 생각했는데 이 길이 아닌가' 하는 회의감을 느끼는 시기도 내포됨을 의미한다. 어떤 분야에서건 인내심과 끈기는 반드시 길러야 할 덕목이며 그 과정에서 지루함과 회의감은 반드시 극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 정도도 극복하지 못해서야 당연히 마스터리를 얻을 수 없다. 마스터리라는 힘은 어떤 상황에 처하건 늘 그 일을 추구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이며 흔들릴 수 없는 견인력이기도 하다. 그러한 수련기는 1만 시간, 하루에 3시간씩이면 10년, 6시간씩이면 5년 정도 걸리는 시기이다. 계속 훈련을 거듭하면 할수록 시냅스로 이루어진 우리의 두뇌는 새로운 지식을 암묵지로 형성하고 그 과정에서 지워지지 않는 각인을 만들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지속적은 훈련은 우리의 두뇌구조를 변화시키고 이는 내적으로 강력한 자신감을 형성하여 인격마저 변화시킨다.

 

저자는 이제 개인적 차원을 너머 사회적 차원에서 마스터리에 이르는 방법을 알려준다. 개인적 차원에서 마스터리에 이르기 위해서는 훈련을 꾸준히 열심히만 하면 되지만 소명의식을 가지고 천직을 수행하는 사람은 우주에 고용된 사람이기 때문에 자신이 발전시킨 것을 세상에 알려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할 의무가 있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사회적으로 마스터리에 이르기 위한 법칙도 알아야 한다. 어느 분야에서 탁월함을 나타내기 시작하면 지나칠 수 없는 세상의 시기, 질투 어린 비판 등을 적당히 기른 사회성으로 알아서 넘겨야 하고 마스터리에 이른 후에 그것을 지속할 수 있는 창의성을 꾸준히 단련해야 한다. 사회성이 너무 결여되어 세상의 질시와 비판을 유연하게 못받아 넘기면 거기에서 좌절할 수밖에 없고, 마스터리에 이르렀다 하여 수련기에 써먹어왔던 방법만 고수하면 세상에 도태될 수밖에 없다. 결국 마스터리는 그것이 종착점이 아니다. 그것에 이르기 위해 죽을 때까지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며 종교적 헌신을 가지고 늘 더 나은 오늘을 만드는 일종의 경건하고 발전적인 삶의 자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