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보면 마치, 오래 살기만 하면 인생의 하나의 역사가 되고 의미가 될 것만 같다. 하지만 그와 비슷한 시기에 태어나서 그와 비슷한 시기에 죽은 익명의 많은 사람들과 그가 시간을 보낸 방식을 비교해볼 때, 스테판 에셀은 그가 책을 통해 말하고자 하던 메시지처럼 '멈추지 않고 진보하며' 살았다. 그냥 그의 프로필을 단순하게 읽기만 해도 감동이다. 영화 쥘앤짐의 실제 모델인 어머니를 두었고, 1917년에 태어나 제2차 세계대전 때 프랑스 레지스탕스로 활약했고, 나치에 붙잡혀 강제수용소에서 사형을 선고받았으나 극적으로 탈술하고, 전쟁이 끝난 후에는 외교관 시험에 합격하여 공직 생활을 하고, 아내가 사별한 후에야 35년간 연인관계였던 크리스티안과 재혼하고, 2013년 2월 95세를 일기로 죽기까지 늘 더 나은 상태를 추구하기 위해 투쟁했던 스테판 에셀. 그냥 그런 존재가 이 세상에 왔다가 갔다는 사실, 그 실존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큰 위안이 된다. 비록 그의 인생 추구 방식이나 가치관이 내가 추구하는 바와 다를지언정, 그는 하나의 완벽한 인간이었고 세계였다. 이 다채로운 세상에 풍부함을 더하는 멋진 존재였던 거다. 그의 인생 궤적을 가만 살펴보면 분명 오랜 시간을 보낸 사람만이 뿜어낼 수 있는 깊은 아우라에 매력을 느끼게 된다. 그렇게 오래 사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겠지만, 그만큼 많은 시간을 아끼고 즐길 줄 아는 풍부한 영혼과 감성을 소유해야 하는 것, 그러기 위한 기본적인 삶에 대한 사랑을 가져야 한다는 것, 그러기 위해 늘 노력해야 한다는 것, 인생의 전성기가 늘 그 다음날이 되는 삶이란 게 참으로 멋지다는 것을 스스로 알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런 식으로 살아볼 만 하다는 감동을 먼저 느껴야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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