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 자본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개념이다. 매력적인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서 사회적으로 우월한 위치에 놓인다. 친철, 호의를 당연하게 받고 또 받은만큼 되돌려준다. 그런 좋은 감정들의 통로가 되는 만큼 좋은 성격을 형성하고 좋은 인간관계를 맺는다. 낙천적인 성격으로 변하고 인생을 긍정적으로 돌아보며 자신의 인생과 삶에 대하여 좀 더 확신을 가지고 살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사실을 매우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이것을 하나의 '자본' 개념으로 가지고 있다고 말하기에는 어쩐지 좀 부족하다. 매력이 중요한 요소인 줄은 잘 알고 있지만 그것을 Capital의 위치로 승격시켜 중요도를 무겁게 두기에는 좀 인색하거나 어색한 경향이 있다. 왜냐하면 매력 자본을 자본 삼아 먹고 사는 사람들이라면 연예, 스포츠 계에 종사하는 사람들 정도고, 대부분의 사람은 그와는 다른 자본을 기본으로 하여 살아가기 때문이다.
캐서린 하킴은 매력 자본을 제4의 자본으로 승격시켰다. 그렇다면 1,2,3의 자본이 무엇인지 궁금한 건 당연지사. 1은 경제 자본, 2는 문화 자본, 3은 사회 자본이다. 쉽게 말해서 돈, 교육 혹은 교양, 인맥이다. 여기에 매력을 돈, 교육 혹은 교양, 인맥과 합하여 같은 레벨에 두었다. 어떻게 보면 이러한 경계가 좀 애매한 것 같기도 하다. 매력이 있는 사람은 돈을 보통 더 잘 벌고 교양 수준이 높으며 더 넓은 인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굳이 하나의 영역으로 빼서 생각해야 하나 싶을 정도다. 하지만 뭐 세상 모든 일에 정확한 경계가 어디 있단 말인가. 저자의 생각을 그대로 따라가다보면 좀 더 재미있는 견해를 들어볼 수 있겠지. 하킴은 매력 자본을 구성하는 요소를 크게 6가지로 구분했다. 아름다운 외모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 성적인 매력은 두번째, 사회적인 요소는 세번째.
세번째 요소에 대해서는 부연설명이 필요하다. '우아함과 매력, 인간관계 기술, 사람들이 자신을 좋아하게 만들고 자신과 함께 있을 때 편안하고 행복하게 해 주고 자신을 좋아하게 만들고 자신과 함께 있을 때 편안하고 행복하게 해 주고 자신을 알고 싶어하게 하고 괜찮다면 자신을 갈망하게 만드는 능력'이란다. 음, 이게 세번째 요소라고는 하지만 사실 이게 핵심이자 매력의 전부를 압축해 놓은 것 같다. 하지만 이게 전부가 아니다. 아직 세가지 요소가 더 남아 있다. 신체적인 건강함과 사회적인 에너지, 훌륭한 유머감각이 섞여 나타나는 활력이 네번째 요소, 옷 입는 스타일이나 화장, 향수, 보석, 헤어 스타일 같은 외적인 다섯번째 요소, 상대방에게 잠자리에서 얼마나 만족감을 줄 수 있는 능력이 있느냐 하는 여섯번째 요소 섹슈얼리티.
그렇다면 '매력 자본'을 계속 읽다보면 이 여섯가지 요소들을 습득하는 노하우를 얻을 수 있을 것인가? 그건 잘 모르겠다. 그거야 독자 개인적인 스키마에서 우러나올 수 있는 문제가 아닌가 싶다. 사실 그런 노하우를 얻기 위해서는 다른 책을 읽어야 할 것 같은게 개인적인 생각이고, 오히려 이 책은 지나치게 페미니즘적 시각으로 쓰였다. 매력 자본이 남녀노소 두루두루 사용될 수 있는 그런 자본이라고 보기보다, 남자보다 여자에게 많이 나타나는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역사적, 사회적, 문화적 편견 때문에 그 자본이 제대로 된 가치를 발하지 못하고 주장하기 위해 어마어마한 사실들을 나열하여 페이지를 할애한 느낌이다. 어쨌거나 첫 장에서 저자가 강조한 '매력이라는 것이 하나의 자본이라는 개념'과 그것을 구성하는 여섯가지 요소에 대해 안 것만으로도 수확이라면 수확이다. 만약 그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 독자라면 그것들을 얻기 위한 시도는 해 볼 수 있을 것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