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시멜로 이야기가 그랬듯, 호아데 킴 포사다의 이야기는 자기계발적이면서도 우화적이다. 담긴 내용은 심오한데 문학적이다. 재미와 알맹이를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책들이 그렇듯 선 자리에서 한 시간이면 쑥쑥 읽을 수 있다. 이번 이야기는 실존 인물을 모델로 한 바보 빅터다.
빅터는 어릴적부터 소심해서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다. 그런 그의 성격은 학교에 입학해서도 마찬가지라 늘 놀림거리가 되곤 했는데, 하필 그에게 주어진 별명은 바보였다. 동급생들은 모두 그가 바보라고 놀렸고 또 그렇게 믿었다. 문제는 빅터 역시 사람들의 평가에 좌우되어 버렸다는 거다. 모두가 자신을 바보라고 믿는 상황에서 빅터는 자신이 바보고, 한심하고, 제대로 할 줄 아는 게 하나도 없는 그런 아이인 줄 알았다. 마침 학교에서 치른 아이큐 테스트에서 76이라는 결과를 받고는 정말로 바보라는 게 증명되어 버렸다. 결국 그는 열 세살에 자퇴를 하고 만다.
그로부터 17년 간 그는 여기저기를 떠돌면서 일용직으로 먹고 산다. 그러던 어느날, 빅터는 자신의 아이큐가 사실 76이 아니라 176이었다는 사실을 듣는다. 학창시절 교사의 잘못으로 인해 176의 아이큐에서 숫자 하나가 누락되었던 거다. 17년이나 바보로 살았는데, 서른이 되어서야 빅터는 사실 자신이 천재였다는 것을 알고 만다. 그러나 그는 자신을 바보로 매도했던 세상을 탓하지 않는다. 그 누구보다 빅터는 진리를 잘 알고 있었다. 만약 자신이 정말로 천재였다면, 주변 사람들의 놀림에 매도되지 않고 진정한 자신감을 얻었을 것이라는 것을, 진짜 성공하는 사람이라면 그 정도의 반대세력들에 흔들리거나 좌우되지 않는 내적인 힘을 지녔을 것을 말이다. 다행히 그는 뒤늦게나마 자신을 믿는 힘을 발견하고, 자신을 발전시키는 즐거움에 매료되어 급속도로 성장한다. 그로부터 십년 후, 빅터는 마흔살의 나이에, 지구 최고 두뇌 집단 멘사의 회장으로 추대된다.
여기까지는 호아데 킴 포사다가 각색해낸 이야기다. 사실 빅터 세레브리아코프는 1912년생으로 영국 런던의 극빈가에서 태어났다. 그는 가난한데다 멍청하다는 소리를 하도 들어서 15살에 자퇴를 하고 떠돌아다니며 연명한다. 때마침 일어난 세계2차대전 덕분에 입대를 하려고 IQ 테스트를 받았는데, 거기에서 그는 161 이상이라는 놀라운 IQ 테스트 결과를 받는다. 자신감을 얻은 빅터는 불굴의 도전정신으로 목재회사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기 시작하면서 이름을 날린다. 실존인물 빅터는 명예로운 멘사의 회장으로 추대된 것도 아니다. 그는 이름뿐이고 없애버려야 한다는 멘사를 전 세계적으로 이름날리고 성장시킨 실질적 실력파 회장이었다. 그는 멘사를 성공적으로 성장시키고 2000년에 88살의 나이로 사망한다.
'문자중독-Reading > 관심가는책200+' 카테고리의 다른 글
관계파괴자 (0) | 2013.02.18 |
---|---|
간파력 (0) | 2013.01.21 |
속도에서 깊이로 (0) | 2013.01.07 |
나는 그럭저럭 살지 않기로 했다 (0) | 2012.12.30 |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 (0) | 2012.11.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