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아야 좋을지, 어떤 선택을 해야 제대로 된 삶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은 인생을 살아온 날이 살아갈 날보다 많은 사람이든 적은 사람이든 똑같이 한다. 자기 인생에 대한 애정과 스스로에 대한 자긍심이 건강한 사람일수록 그것에 대한 고민은 더욱 진지해진다. 정말로 원하는 인생이 무언지 많이 고민하고 생각하고 내면의 끌림에 귀 기울일 줄 알수록, 대충 시간을 보낼 확률은 줄어들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책을 읽고 많은 사람을 만나고 여러가지 경험을 하면서 진짜 마음의 끌림이 무언지 알아내려고 노력한다.
아무리 그래도 인생을 거의 다 산 사람들의 생생한 경험과 조언만큼 설득력 있는 건 없을 것이다. 작가는 여기에 착안했다. 인류학, 특히 노인학을 전공한 저자는 인생을 살만큼 다 살아 본 사람들, 앞으로 살아갈 시간은 거의 덤이라 봐도 무방한 사람들 인터뷰했다. 무려 5년 동안이나. 평균연령은 잘 모르겠지만 여기에 나오는 사람들의 80퍼센트가 90대인 사람들이니 정말, 건강하게 잘 산 사람들이라 봐도 좋을 것이다. 아무렇게나 되는 대로 살아온 사람들 중 90대까지 제대로 살지는 못했을테니까. 저자는 자신이 인터뷰한 사람들을 인생의 현자들이라고 칭한다. 그렇게 칭하는 데에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그들에게서 행복한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 방법들을 많이 배웠던 거다.
인생의 현자들이 하나같이 말하는 행복한 인생의 첫번째 비결은 좋은 배우자를 만나는 것이다. 한 가지를 10년 이상 유지해오면 달인이라 하는데, 그렇게 따지자면 인생의 현자 대부분은 결혼 생활의 초달인이다. 그들은 거의 대부분 60년 이상 결혼생활을 유지했다. 좋은 배우자를 만나서 서로를 위해 진심을 다하고 희생을 하고 사랑을 하는 삶이 행복을 누리기 위한 첫번째이자 필요충족조건이라고 말한다. 환경이나 조건 때문에 좋은 배우자를 만나지 못했다면 과감히 헤어지고 진정 일생을 함께 할 배우자를 찾아 나서는 게 현명하다고들 말하는 센스도 잊지 않았다. 그만큼 좋은 배우자는 인생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거다.
두번째로 말하는 행복한 인생의 조건. 아침에 눈을 떴을 때 기다려지는 일을 하라는 거다. 지금 당장 돈 때문에 하기 싫은 일을 하고 있다 하더라도 거기에 완전 몸을 담그면 안된다고 한다. 늘 자신이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겠다는 열망을 잊지 말며 아무리 보수가 적더라도 정말 하고 싶은 일이라면 그 일을 하는 것이 맞단다. 자신이 정말 원하는 일이 무엇인지 모르거나, 무엇인지 알면서도 그것을 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이 조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어쨌든 중요한 건 하기 싫은 일에 온 몸을 담그면서 마치 끌려나가듯 일터에 나가서는 안된다는 것 말이다. 인생은 무척이나 짧으며 젊은 시절 소중한 시간을 하기 싫은 일을 하며 인생을 낭비하면 안된다고 현자들은 강조한다.
다음의 조건은 양육인데, 자식을 키우면서 가장 중요한 건 그들이 원하는 것을 다 해주고 사주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를 함께 하는 시간을 늘리는 것, 즉 추억을 많이 쌓으라는 거다. 그래야 나중에 자식하고 친구할 수 있단다. 또, 늙어가는 것에 대해서 너무 겁먹지 말라는 것.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생각보다 나쁜 일이 아니며 오히려 젊었을 때 제약이 따랐던 것을 늙어서 많이 할 수 있단다. 그렇기 때문에 또 필요한 조건, 건강을 미리미리 챙기라는 것. 담배를 피우고 술을 마시고 약을 하는 등 할 거 다 하면서 사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말은 '그냥 하고 싶은 거 다 하면서 적당히 살다 죽을래' 이지만 그들 대부분은 인생 마지막에 깔끔히 죽지도 못하며 온갖 합병증으로 고생하다 죽는단다. 경각심이 드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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