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중독-Reading/관심가는책200+

소설과 소설가

gowooni1 2012. 10. 1. 18:47

 

 

 

오르한 파묵식 소설에 대한 생각과 소설 쓰는 철학. 하버드대학교에서 한 초청강연 내용을 묶은 책이다. 그의 소설을 읽다 보면 참 묘사가 많구나, 성실한 작가구나 라는 느낌을 받는데 과연 여기에 그 원인이 나와있다. 원래 화가가 되려던 파묵은 이스탄불 대학 재학중 중퇴를 선언하고 집에 박혀 줄창 소설만 쓴다. 그가 소설을 선택한 이유는, 그림보다 소설이 더 깊이가 있기 때문에, 그림이 관객에게 줄 수 있는 느낌의 깊이보다 소설이 줄 수 있는 깊이와 밀접함이 훨씬 진하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가 생각하는 독자에는 소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즐기는 소박한 독자와, 소설 구절을 한 번 더 고찰하면서 읽는 성찰적인 독자가 있는데, 파묵은 자신이야말로 성찰적인 독자이자 성찰적인 소설가라고 생각한다. 그러면서도 소박함의 미덕을 놓칠수 없던 그는 자신의 화가로서의 재능을 살려 그림을 문자로 치환하는 작업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때문에 그의 소설엔 독자의 가벼운 즐거움을 위한 작가의 무거운 노력이 보이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