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 대한 장인정신으로 점철된 삶을 산 김영갑의 에세이. 1957년 충남 부여에서 태어나 서른이 안되는 무렵 제주도에 강한 애착을 갖고 섬 사진 작업을 시작했다.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는 제주바다와 한라산과 하늘이 펼치는 자연의 파노라마에 본격적으로 제주 중산간 지방에 정착하여 작업을 시작했지만 비참할만큼 가난한 형편은 자유에 대한 대가인듯 늘 그를 따라다녔다. 아무리 밥을 굶어도 돈만 생기면 필름을 사대며 사진을 찍은 그의 정신은 어떤 사람은 미쳤다고 할테고 또 다른 사람은 굉장한 프로정신이라고 할 것이며 나는 거장의 혼이라 말한다. 직업도, 아내도, 자식이나 가족도, 돈도, 그야말로 아무것도 없이 살았지만 사진에 대한 열정으로 행복한 시간을 보냈으니 성공이라면 성공적 삶을 살았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남들 인정의 척도가 아니라 자신이 누리던 행복의 척도로 보자면 더욱 성공한 삶이었을 거고. 젊은 시절 몸을 너무 혹사시킨 탓인지 인생 말년에 루게릭 병에 걸려 그렇게나 더 찍고 싶던 사진도 못 찍고 폐교를 임대하여 갤러리를 만든 그였지만, 그의 갤러리는 이제 제주 올레코스 길목에 자리잡아 명물로 맥을 이어나가고 있으니 갤러리나 그 주인이나 인생 판로가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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