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 스님이 세상을 살아가는 부부에게 보내는 사이좋게 살라는 충고 내지 다독거림. 이미 결혼을 해서 오랜 세월을 살고 있는 커플에게도 유용하고 이제 막 결혼을 하려하거나 한 커플에게도 유용한 책. 연애와 결혼은 엄연히 다르니, 결혼으로 이루어진 커플은 연애 때처럼 밀땅하지 말고 적당히 희생할 줄도 알고 상대를 진심으로 위할 줄도 아는 마음으로, 상대의 마음을 꺾어 이기려는 마음 말고 져주는 게 이기는 거라는 마음으로, 정말 아니다 싶을땐 과감히 이혼도 가능한 세상이니 정말 이혼할 용기가 나지 않으면 그냥 알아서 잊어버리고 좋게좋게 살아가라는 말이다. 스님에게 상담을 요청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여성 신도들이었는지 남자보다는 여자들을 상대로 썼다는 느낌이 강해서 마음에 들지 않지만, 세상을 살아가는 부부 중 남자쪽은 일하느라 바빠 부부싸움을 해도 상담할 시간이나 정신적 여력이 없을 것이고 여자들이나 스님한테 가서 마음 다독이는 법을 얻으려 하였을 것이니 너무 못마땅해하지 말고 그러려니 읽으면 그래도 얻을 것이 많다.
제일 마지막 챕터에 나오는 일화가 조금 대중적이고 일반적이어서 밋밋했던 전반적인 메시지를 강력하게 어필하는데, 내용인 즉 이렇다. 콩밭을 메고 있는 두 여인이 있다. 얼핏 봤을 때는 누가 밭의 주인이고 누가 고용된 사람인지 모르겠다. 그러나 밭을 다 메고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수고하셨습니다, 고맙습니다, 하고 돈을 주면 그 사람이 주主이고 돈 받는 사람이 객客이다. 먼저 베풀 줄 아는 사람이 주인이고 베품을 받는 사람이 객이다. 사랑에 있어서도 내게 마음을 내어준 사람에게 먼저 고맙다고 말할 줄 아는 진정한 주인이 되어야 한다는 것. 바야흐로 세상은 봉건사회에서 민주사회로 바뀌어, 사랑에 있어서나 일에 있어서나 진정한 주인이 되려면 주종관계를 탈피하고 주객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상대의 복종을 얻어낼 것이 아니라-사랑을 해달라고 명령할 것이 아니라- 상대의 마음을 사서 늘 나를 찾아오게 하는 행복한 관계를 만들어내야 하는 거다. 참 멋지고 민주적이고 평화로운 관계이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