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중독-Reading/문학*문사철300

연애 소설 읽는 노인

gowooni1 2012. 2. 6. 22:30

 

 

'연애'라는 단어와 '노인'이란 단어의 묘한 모순감 때문에 연애 소설을 사랑하는 노인의 재밌고 달콤한 이야기일 거라는 생각은 오산. 연애 소설을 좋아하는 노인의 이야기는 맞다. 세상과 등을 지고 미개척지인 아마존 어느 마을에서 홀로 살아가는 노인과 밀림을 개척하려는 양키와 정글을 지키려는 인디오와 진짜 아마존의 주인인 동물들과의 대립된 양상을 보여주며, 무작위로 밀림을 파괴하는 인간 모습의 허황됨과 쓸쓸함을 되짚어주는 이야기. 노인은 유일하게 밀림에 적응하고 원주민에게 인정받고 동물들과 당당하게 대립하며 살아가는 백인이고 동시에 그 어디에도 받아들여질 수 없는 이방인이다. 그런 그가 나이 먹어 뒤늦게 발견한 것이 있으니 바로 자신이 글을 읽을 줄 안다는 것. 쓸 줄은 몰라도 읽을 줄 아는 자신의 독해 능력을 이용하여 연애소설이라는 장르에서 재미를 찾아 삶의 낙을 누리는 노인은, 마음 편히 발뻗고 앉아 자신이 좋아하는 소설-남녀 두 주인공이 만나 가슴 아프고 고통스럽고 안타까운 과정을 거쳐 불꽃처럼 환하게 결실을 맺는 이야기-을 읽을 여유를 누리기 위해 양키를 죽인 살쾡이(?)를 죽이러 숲으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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