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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과 마흔 사이

gowooni1 2011. 5. 10. 13:14

 

 

 

막 사회에 나온 20대일 때는 패기와 열정이 넘치는 젊은이로서 미래에 대한 청사진이 있다. 하지만 생각보다 실망스러운 현실을 직시하면서 이상에 못미치는 인생에 괴리감을 느끼고 좌절을 한다. 내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 나보다 5년 선배 혹은 10년 선배인 사람들을 보면서 '과연 내가 꿈꾸던 나의 미래모습이 저 정도밖에 되지 않는단 말인가?' 하는 생각은 어쩌면 사회화 되어가는 과정 중 자연스럽게 겪어야 할 통과의례일지 모른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실망스러움을 극복하거나 적응을 해버린다. 아마 적응 쪽이 훨씬 많을지도 모르겠다. 실망스러움을 극복하고 자신의 인생 로드맵을 직접 개척해 나가는 사람은, 인생이 다 그런거지 하며 적응을 하고 눈에 보이는 주변인들의 모습과 자신의 모습을 동일시해버린 사람보다는 성공적인 인생을 살 법 한데, 성공한 인생을 사는 사람의 수는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하긴, 성공이라는 그 기준도 무척 애매해서 말하기 힘들기는 하다.

 

나는 평범한 것이 좋아, 그냥 무난하게 사는 것이 내 인생의 목표야, 라고 말을 하고 다니면서도 보다 더 많은 돈을 벌고 보다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어하는 것은 그래도 대외적으로 보았을 때 근사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지극히 사회적 욕구이다. 이 사회에서 구성원들에게 세뇌시킨 성공의 기준이 옳고 그름을 논하려는 것은 아니다. 어찌되었건 그것은 욕망을 창출하고 세상을 굴러가게 만드는 원동력이기도 하니까. 만약에 그 사회적 성공의 기준을 내 성공의 기준으로 받아들였다면 내가 추구해야 할 일도 제법 명쾌하지므로 여러모로 편하다. 그러나 그렇게 명쾌한 답이 제시되어 있는데도 인생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그런 식으로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다보면 20대가 지나가고 30대가 찾아온다. 30대가 20대와 다른 점은 크게 보았을 때, 사회에서 정한 인생에 대한 성공과 내가 정한 성공에 대한 기준이 어느 정도 조화를 이루며 정립이 되었다는 점일 것이다. 무조건 다른 사람이 세운 기준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나의 성향과 현실을 반영한 기준을 존중하게 된다.

 

기껏해야 또래들보다 삼 사년 정도 빠른 이십대의 성공은 젊은 날의 허영심을 채워주기에는 충분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 순간적인 도취에 빠져 자만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가 30대의 10년이 훌쩍 지나고 나면 별 볼일 없는 40대로 전락하고 만다. 저 친구가 학교 다닐때는 나보다 훨씬 못했는데, 하면서 뒷담화가 인생 낙의 전부가 되버리는 사람이 되어버린다. 자기 도취와 자만은 인생 파멸은 물론 인간성 파멸의 지름길로 인도하는 안내자이다. 그들의 영향권에서 과감히 벗어나 자신만의 30대를 만들어 나가야 하는 것이 정석이다. 그래서 나의 30대가 다른 사람들의 30대보다 덜 화려했을지는 몰라도 스스로 봤을 때 조금도 허투루 인생을 소비하지 않았다는 기분이 들어야 할 것이다. 자기 자신에게 기준이 있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기준에 쉽게 휘둘리지도 않지만, 다른 사람들이 함부로 대하지 못하게 만들기도 한다.

 

30대가 되면 나를 온전한 나로 생각할 수 있는 연습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럴 수 있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어지게 되는 현실 속에서 스스로를 지킬 줄 알아야 한다. 나는 더 이상 내 멋대로 할 수 있는 이기적이고 한없이 젊은 내가 아니라 사회 구성원 속에서 역할과 임무를 부여받은 사람이고 가족 구성원 사이에서 의지와 믿음을 주어야 하는 사람이 된다. 겉으로 보았을 때 나는 더 이상 온전한 나만의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마음만이라도 온전히 나의 것으로 다잡는 시간이 더욱 중요하다. 자신을 온전히 다잡으며 나만의 기준을 세워 살아갈 수 있는 것만으로도 성공이라면 성공일텐데 만약 그렇다면 여기에 필요한 덕목은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 자신이 선택한 길에 대해 절대로 후회하지 않기. 둘째, 남들의 생각에 지나치게 휘둘리지 않기.

 

살아가면서 내가 선택한 일들에 대한 후회가 밀려오지 않을 수는 없다. 그때 그렇게 했다면 좋았을텐데, 라는 생각은 하루에도 몇 번씩 밀려들어온다. 하지만 과거는 어떻게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니니 후회해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 내가 한 선택이 최선이 아니었음이 아무리 명백하게 보이더라도 어쩔 수 없으니 시원찮은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앞으로 내가 해야할 일들을 최선으로 채울 생각만 하는 것으로도 시간이 부족하다. 부정적인 감정에 휘둘려 있기에는 인생이 너무나 부족하다는 말이다. 거기에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나를 어떤 사람으로 평가할까, 하는 생각에 휘둘리기까지 하면 정말 내가 생각한 인생을 살 수가 없다. 어릴 때에야 자기가 생각하는 나의 기준이라는 것이 정립되지 않았으니까 그 기준을 남들의 판단에 기인해 생각하기 쉬울 수밖에 없다고 치지만, 삼십대가 되었을 때에는 그래서는 곤란하다. 남들 눈에 봤을 때 괜찮은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은 때려치우고 내가 봤을 때 괜찮은 사람, 스스로에게 떳떳한 사람이 되어야지만 남들도 자신의 기준으로 나를 평가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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