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아무리 아니라고 부정해봐도 결국 인간은 모두 사회적 동물이다. 혼자 있는 것과 사람들 사이에 있는 것을 좋아하는 정도의 비는 개인에 따라 각각 다를 수는 있다. 하지만 내일 당장 지구에 모든 사람들이 사라지고 나 혼자만 남게 되었을 때에도 '역시 세상은 살만해'라고 생각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세상이 아름답고 삶을 이어나갈 가치가 있는 이유는 다른 사람들과의 연결고리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타인과의 연결고리라는 것은 때때로 우울증이나 스트레스의 근원이 되기도 한다.
당연한 일이다. 좋아하는 것은 더 갈망하게 되는데 갈망하면 할수록 자신의 기대치에 부합하지 못한 현실을 발견한다. 원하는 정도라는 건 한없이 커져만가고 거기에 자신의 능력이나 현실적 정황은 초라하므로 불만이 쌓인다. 다른 사람들을 좋아하는만큼 그들과의 관계를 좋게 유지하고 싶은데 혹은, 저 사람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좀 친해졌으면 좋겠는데, 사회적 스킬이 부족한 자신은 관계를 좋게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아직 잘 모르겠고 내 마음에 쏙 드는 사람의 마음을 끄는 법도 잘 모르겠다. 이 정도의 욕구는 차라리 귀엽다. 이런 고민에서 나오는 스트레스는, 어떻게든 자신을 더 나은 사람으로 발전시켜야겠다는 방향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제 하에 매우 건강한 스트레스다. 문제는 정말 싫거나, 어울리고 싶지도 않은 사람들과의 관계 때문이다.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니까 다들 피하고 싶어하지만, 다들 스트레스라는 것이 외부적인 요건 때문에 온다고 생각한다. 남들이 아무리 내게 상처를 주더라도 내가 스스로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 그건 상처가 되지 않는다. 알고보면 나쁜 사람은 없다해도 사람을 대할 때의 자세가 적대적인 사람들은 어딜 가든 꼭 있다. 그들이 고의적으로 주는 스트레스에 일일이 반응을 하면 오히려 상대들은 좋아한다. 나의 뾰족한 바늘에 찔려 아파하네, 하고 느끼고는 그 반응을 더욱 즐기는 것이 그들의 본능이다. 그들이 일차적으로 주는 상처를 내가 정말 나 자신에 대한 모욕으로 받아들이고 스스로에게 깊은 상처를 내느냐, 그렇지 않느냐는 전적으로 개인에게 달렸다. 그리고 그것은 개개인의 인격 수양의 정도에 따라 달려 있다.
인격 수양의 일차적 목표는 자신이 봤을 때 정말 괜찮은 사람이 되는 것에 있어야 옳겠다. 그런데 자신이 봤을 때 괜찮은 사람이라는 정의는 상당히 모호하다. 이것을 얼마나 깊이 받아들이냐 역시 인격이 고양된 정도의 차에 따라 다를 것이다. 허풍과 허세, 잘난 척과 과시욕에 중독된 사람들이라면 자신이 정말 괜찮은 사람이라는 것이 증명될 방법은 오직 타인의 눈과 외부적 기준이 좌우될 것이다. 나는 정말 내가 봐도 괜찮은 사람이야, 그 이유는, 내게는 다른 사람들이 부러워할만한 직장이 있고, 많은 돈을 버는 배우자가 있고, 엄청나게 비싼 집이 있고, 차가 있기 때문이지. 어디 가서 나만큼 잘 난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 해, 라고 뻐기는 사람이 정말 인격수양이 잘 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그런 사람들의 허세와 잘난 척은 비호감이 될 수 있을지언정 끌림의 원인이 되기는 힘들다.
끌리는 사람이 되려면 정말 스스로 봐도 괜찮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스스로 봐도 괜찮은 사람이 되려면 늘 내면을 가꾸고 자기 성찰을 해야 한다. 남들이 예쁘다고 생각하는 미인은 남들의 기준에 맞춰 그 미를 유지하기 때문에 금방 그 아름다움이 식상해지고 만다. 자기 스스로가 정말 예쁘고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그 외모가 대중적 기준에 미흡하다 하더라도 곧 사람들이 그 사람의 기준에 맞춰 예쁘고 매력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되어있다.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다. 함께 있어도,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지는 사람을 좋아하는 건 당연한 거다. 끌리는 사람의 다른 1퍼센트의 핵심은, 건전한 자기애(Self-Esteem)를 확립한 사람, 자신을 진심으로 존중할 수 있는 사람, 그것을 바탕으로 타인도 진정으로 존중해줄 수 있는 사람, 그래서 함께 있으면 금방 기분이 좋아지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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